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30일 (화)
전체메뉴

[기고] 안전 사각지대를 밝혀줄 주택용 소방시설 - 김종찬 (의령소방서장)

  • 기사입력 : 2023-11-23 20:36:01
  •   
  • 김종찬 의령소방서장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격언은 우리가 사는 주택의 안전에도 해당한다. 최근 10년간 화재 통계를 보면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전체 화재의 21.4%를 차지하고 그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의 절반인 무려 52.4%에 이른다.

    언론을 통해 공장이나 빌딩의 대형화재를 접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상 주택에서 사망자 비율이 이렇게 높은 현실은 말 그대로 등잔 밑이 어두운 것과 같다.

    그렇다면 등잔 밑을 환하게 밝혀 주택의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손쉽고 효과적 방법은 바로 소중한 가정을 지켜줄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점검하는 일이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말 그대로 주택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법정 소방시설로서 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일컫는다.

    이렇게 유용한 주택용 소방시설 기준이 법조문으로 정착된 것은 2011년 8월이니 어느덧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훌쩍 흘렀다.

    미국은 1977년, 영국 1991년, 일본은 2004년에 주택용 화재경보기 설치 기준을 세우고 보급을 시작했다. 소요 기간은 다르지만, 지금은 이들 국가 모두 80~90%의 보급률을 자랑한다.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까지 보급률은 52% 정도다.

    의령군은 48.9%로 전국 평균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보급률을 좀 더 높여야 할 실정이다.

    의령소방서는 화재와 재난에 강한 선진국형 환경을 구축하고 지역민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도 주택용 소방시설의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우리 지역민의 안전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자율적인 보급을 권장하고자 대형마트 등에서 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등 기초 소방시설을 취급, 판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화재에 취약한 독거 어르신 등 취약계층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지원하는 정책을 매년 추진하고 있으며, 소방시설 보급을 위한 민관 협의체를 활성화하고 SNS 등 다양한 홍보 매체를 통해 주택용 소방시설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선진국의 지위로서 재난을 대비하는 데 있어서도 앞장설 위치에 있다. 각 가구와 주민 개개인이 주택용 소방시설에 대한 관심과 설치율을 높여서 화재와 재난에 대비하는 선진사회의 모습을 정착시켜야겠다. 특별히 의령은 역사적으로 재난에 미리 대비하고 스스로 고장을 지킨 전통을 가지고 있다. 주택용 기초 소방시설의 보급과 활용을 통해 우리 주변의 화재와 재난에 대해서도 미리 대비하는 자랑스런 전통을 이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종찬 (의령소방서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