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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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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남의 문화브랜드 ‘선택과 집중’ 필요하다

  • 기사입력 : 2023-12-03 19: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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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세계는 팝은 물론 영화, 드라마, 클래식, 미술 등 문화예술의 전 장르에 걸쳐 K컬처(한국문화)에 열광하고, 해외 소비자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K컬처의 열기로 부산국제영화제, 광주비엔날레 등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브랜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경남은 내세울 만한 문화브랜드가 없다. 공연장과 전시장 등 문화 인프라가 취약한 것도 아닌데 국내외적으로 경남을 대표하는 문화브랜드가 없다는 것은 아쉽다. 경남이 문화 선진 자치단체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표 문화브랜드를 발굴하여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마침 경남도가 ‘합창제’를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하니 기대는 된다.

    ‘경남합창제’를 육성하겠다고 하는 배경은 도내에 합창단이 많다는 데 있다고 한다. 2026년까지 1단계로 관련 기반을 정비하고 2028년까지 조직을 육성해 지난 2009년 경남에서 열렸던 월드콰이어챔피언십 코리아(아마추어합창경진대회)와 같은 국제 규모의 합창제를 개최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서 당시 행사 결과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 합창제에는 국·도비 85억원을 투입해 미국, 독일 등 29개국 165개 경연 팀과 갈라 콘서트, 자유참가공연 등 비경연 부분 28개팀 등 193개팀이 참가했으나 실패한 행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도민 614명이 정부에 주민감사를 청구했을 정도였다. 도를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를 발굴하는 데 있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경남의 대표 문화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도의회의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지원 예산을 올해 6000만원에서 내년에 두 배 이상으로 증액한다고 해서 합창제를 육성할 수 없다. 문화예산을 행사 규모에 따라 나눠 주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경남의 문화 정체성도 찾을 수 있다. 합창단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경남합창제를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것은 성급하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 국제 규모의 문화행사를 찾아내고 집중 투자할 것을 권한다. 잘 만든 문화브랜드는 자동차 수십만 대를 파는 만큼의 수익을 올리는 관광상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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