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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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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발언대]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일들- 박준혁(경제부)

  • 기사입력 : 2024-01-01 20: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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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 25사단 기념관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힌 큰 액자가 걸려 있었다. 본 기자는 최근 마산방어전투 기록을 찾기 위해 주력 부대인 미 25사단이 주둔 중인 하와이로 취재를 나섰다.

    하와이는 6·25전쟁을 기억하고 있었다. 미 25사단 기념관에는 6·25전쟁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당시 기록물과 무기들이 전시돼 있었다. 새로 부대에 배치된 미군들과 그 가족, 일반 미국 시민들까지 이곳을 많이 찾고 있었다.

    본지는 미 25사단 취재 중 최초로 이승만 대통령이 마산방어전투 승리 공로를 치하하는 표창장을 발견했다. 발견 당일 하와이 현지서 기사를 작성했고, 다음날 신문 1면을 장식했다. 사실 놀랐던 것은 미군의 반응이었다. 미군은 당연히 한국에서도 이 표창장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혀 몰랐다고 설명하니 미군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었다.

    한미동맹의 상징인 하와이 ‘펀치볼 묘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펀치볼 묘지 방문 사실은 최근에서야 국내에 알려졌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54년 8월 이곳을 방문한 사진은 기념관 내 줄곧 전시돼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을 이서영 주호놀룰루 총영사가 한 언론사에 제공하면서 국내에 처음 알려지게 됐다. 펀치볼 묘지 관계자도 이 같은 사실을 한국에서 몰랐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항상 ‘일류 보훈’을 말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전쟁사를 연구하는 일에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늘 위협받고 있다. 최근 북한 김정은은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뿐만인가. 중국의 조직적인 국내 포털 댓글을 이용한 여론 조작 의혹 등 자유 민주주의를 무너트리려는 시도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경남신문은 새해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지킨 ‘전쟁영웅’을 기록하는 기획을 시작한다. 이미 잘 알려진 백선엽 장군, 맥아더 장군만이 전쟁영웅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그저 평범해 보이는 참전 용사들도 전부 영웅이다. 우리가 기록하고, 기념해야 할 분들이다.

    스페인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이렇게 말했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사람은 과거를 되풀이한다.”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 전쟁을 기억하는 것부터다.

    박준혁(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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