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30일 (화)
전체메뉴

통영 욕지도 쌍끌이 어선 침몰 원인 ‘어획물 적재불량’ 추정

  • 기사입력 : 2024-03-17 09:28:23
  •   
  • 고기 창고 보관해야 하는 어획물
    통영수협 위판 시간 맞추기 위해
    그물에 담은 채 배 뒤쪽 갑판 적재
    “이동 중 왼쪽 기울어” 진술 확보


    속보= 통영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 지난 14일 침몰한 쌍끌이 선박 제102해진호의 사고 원인이 어획물 적재불량으로 인한 복원력 상실인 것으로 추정됐다.(15일 5면  ▲욕지도 전복 어선 사고원인 규명위한 합동감식 진행 )

    통영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102해진호의 침몰 위치./통영해양경찰서/
    통영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102해진호의 침몰 위치./통영해양경찰서/

    통영해양경찰서는 이 선박이 사고당일 평소보다 많은 어획물을 배 뒤쪽 갑판에 적재한 상태에서 이동 중 뒤쪽이 갑자기 왼쪽으로 기울면서 침몰했다는 생존 선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원래라면 어창에 어획물을 보관해야 했으나 오전 5시께 열리는 통영수협 위판 시간에 맞추기 위해 어획물을 그물에 담은 채로 선미 갑판에 두고 이동한 것이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파도가 높지 않았지만 많은 양의 어획물을 선박 한쪽에 적재한 상태로 이동하다 급격하게 기울어지면서 순식간에 침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경은 “어선이 왼쪽으로 기울어 침수되기 시작하면서 불과 2~3분 만에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잡은 어획물은 대부분 정어리로 평소보다 2~3배 많은 40t가량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선박이 주로 어획하는 삼치의 경우 평소 어획량은 10~20t이라고 해경은 밝혔다.

    단, 이 어선이 어획물을 최대 실을 수 있는 양은 2㎏들이 상자 4800개이기에 과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사망자와 실종자 모두가 한국인 승선원인 것은 한국인 선원이 선장, 기관장 등 관리자 직책으로 선실 내 조타 등의 업무를 하고 있어 배 침몰 당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외국인 선원들은 갑판 등에 위치해 비교적 쉽게 탈출한 것으로 봤다.

    해경은 침몰 선박의 어선 위치 발신 장치(V-Pass) 항적이 사고 전날 오후 7시 30분께 끊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확인에 나섰다. 항적이 끊긴 위치는 침몰한 곳 인근으로 해당 장치를 승선원이 고의로 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해경은 들여다보고 있다.

    초음파 장비로 판독한 해저에 가라앉은 상태의 102해진호 모습./통영해양경찰서/
    초음파 장비로 판독한 해저에 가라앉은 상태의 102해진호 모습./통영해양경찰서/

    침몰 위치는 수산자원관리법상 쌍끌이 대형저인망 조업금지구역이어서 사고 선박이 법적으로 조업을 할 수 없는 곳이다.그러나 생존한 외국인들이 조업 구역과 작업 장소가 어딘지 전혀 알지 못해 불법 조업 여부는 당장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다.

    해경은 이와 함께 침몰 선박에서 실종된 나머지 1명에 대한 수색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해경은 경비함정과 항공기 등을 사고 해역에 투입하고, 수중 수색까지 했으나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139t급 쌍끌이저인망 어선인 제102해진호는 지난 14일 오전 4시 15분께 침수가 시작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뒤 완전히 침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승선원 11명 중 10명을 구조했지만 이 중 3명은 끝내 숨졌다. 7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1명은 실종된 상태다.

    이정석 통영해경 수사과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불법조업 여부 등 명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선단선을 상대로 추가 조사하고, 당시 기상 자료, 선박항적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오전 6시 29분께 통영시 욕지도 남쪽 37해리(약 68㎞) 해상에서 침몰한 제주 선적 20t급 근해연승어선은 승선원 모두가 숨지거나 실종된 상태여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힘든 상태다.

    이 배에는 선장 등 한국인 2명과 외국인 7명이 승선해 한국인 선장 등 4명이 사망하고, 한국인 선원 등 5명이 실종돼 해경이 경비함정 12척과 유관기관 선박 1척, 항공기 2기 등을 동원해 수색 중이다.

    14일 오전 통영해양경찰서 경비함정이 욕지도 남쪽 해상에서 침몰한 어선에서 실종된 선원을 수색하고 있다./통영해양경찰서/
    14일 오전 통영해양경찰서 경비함정이 욕지도 남쪽 해상에서 침몰한 어선에서 실종된 선원을 수색하고 있다./통영해양경찰서/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김성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