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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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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사이버범죄

  • 기사입력 : 2000-02-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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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날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은 우리 삶의 질을 높여준 반면 이에 부수하
    여 새로운 유형의 범죄도 증가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이른바 하이테크 범죄
    로 통칭되는 이러한 고도의 과학기술과 관련 있는 신종범죄는 컴퓨터 해
    킹, 컴퓨터 바이러스, 폰 프리킹 도청, 인터넷 홈페이지 훼손, 인터넷을 통
    한 불량정보유통, 음란물 유통, 도박사이트 운영, 매춘 알선, 판매사기, 마
    약밀매, 스토킹, 통신방해 등 다양한 형태로써 최근들어 기승을 부리고 있
    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7일 세계적 인터넷 사이트인 야후가 해커들의 공격
    으로 마비된데 이어 아마존닷컴 바이닷컴 CNN웹사이트가 공격을 받았고, 온
    라인 중개업체인 E 트레이드까지 해킹피해를 당하는 등 연이어 세계 유수
    의 인터넷 업체들이 알지못할 사이버 세계의 테러리스트들에게 무릎을 꿇
    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전세계가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 세련된 사이버 테
    러리스트들의 공격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
    라에서도 지난 9일 대검 중수부 산하 컴퓨터범죄수사반의 인터넷 홈페이지
    에 해커가 침입, 우리 역시 인터넷 범죄로 부터 안전지대가 아님을 다시한
    번 일깨워 주었다.

    이번 일련의 해킹사건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우선 야후와 같은 세계 최대
    의 웹사이트가 무력하게 해킹 피해를 당했다는 점이다. 해킹방지에 누구보
    다 많은 노력과 돈을 투입한 야후가 이처럼 당한다면 과연 어떤 기업이 이
    를 막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엄청난 양의 가짜 접속으
    로 다른 접속자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구식수법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인데, 이러한 고전적인 해킹수법이었지만 세계 굴지의 웹사이트의 방화벽
    이 무력하게 뚫려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인터넷의 취약성이 어
    느 정도인가를 재인식시켜 주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경우도 지난번 대검 컴퓨터해킹은 가장 최근의 사례에 불과할 뿐이
    며 이미 사이버 범죄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되어 있는 실정이다. 공무
    원 및 대학 교수까지 가세한 사이버 도박으로 수백만 달러의 외화가 반출
    돼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비롯하여 사이버 원조교제와 매매춘이 공공연히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는 처지이다. 더욱이 우리는 전자상거래 보안을 비롯
    한 여타 다른 부문도 걱정이지만 南北의 군사적 대치에 비춰 안보부문에 있
    어서도 국내외 해커들의 준동을 경계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난해
    해킹건수는 572건으로 98년에 비해 3배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대변해 주고 있다.

    이러한 연쇄 사이버 공격이 있은후 국제사회는 세계적인 근심거리가 된 이
    번 범죄발생에 대해 충격을 표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리노 법무장관이 사
    이버범죄 예방이 우리의 최우선 목표라며 대책을 마련하느라 대소동이 벌어
    지고 있으며, 일본 도쿄에서 회의를 열던 선진 8개국 국가들도 해킹 등 첨
    단범죄에 대처하기 위한 공조를 강화한다는데 합의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
    1월말 정보보호심의관을 신설하는 등 증가일로에 있는 사이버범죄 대책마련
    에 노력하고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나라의 해커수준이 세계 최고급
    이라고 한다니 이들을 소영웅주의와 도덕 불감증의 울타리에서 밖으로 끄집
    어내 사이버 범죄의 방화벽 쌓기에 동원하는 방법도 모색되어져야 할 것이
    다. 다른 한편으로 국제적으로 해킹방지를 위한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이와 더불어 날로 혼탁해지고 있는 사이버 문화의 천박한 현실에 대한 대
    책마련도 시급한 과제라는 여론의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이
    버 문화가 중요한 것은 사이버 세계가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TV를 능가하는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수많은 청소년들이 북적대는 사이버
    세상. 사이버 공간은 이미 청소년 문화의 중심무대가 되고 있는 셈이다. 사
    이버 공간의 저질 폭력문화를 방치해 놓는 한 사이버 범죄 소탕작전은 근본
    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나택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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