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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3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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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키워야 할 A급 금융 인재들

  • 기사입력 : 2006-05-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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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5월 발표한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연구원)의 ‘2006 세계 경쟁력 연감’에 의하면 한국 국가경쟁력은 조사대상국 61개국 가운데 38위로 평가됐다. 지난해보다 9계단이나 추락하였다. 1위인 미국을 100점 만점으로 한 한국의 상대 평점은 57.68로 지난해 64.20보다 크게 떨어졌다. 낙제점을 맞은 것이다.


      세계 경쟁력 순위는 미국에 이어 홍콩이 2위. 싱가포르가 3위다. 아시아에선 금융이 강한 곳이다. 금융이 강하다는 의미는 그 사회가 그 만큼 진입장벽이 낮고 규제가 덜 하다는 이야기이다. 또 그 만큼 경쟁력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금융이 강한 나라가 비교적 국가 경쟁력도 높은 편이다. 미국이 내리 17년간 1등을 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GDP수치로 본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인 우리나라는 세계무대는 고사하고 아시아 태평양지역 조사대상국 15개국 중에서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일본(17위). 대만(18위). 중국(19위). 말레이시아(23위). 인도(29위). 태국(32위) 등에 밀려 13위다. 각각 12계단과 10계단이 뛰어 오른 중국과 인도의 약진이 눈에 띈다. 쉽게 볼 일이 아니다. IMD의 국가 경쟁력 평가는 부문별로 각국의 경제지표와 해당국 기업인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각각 66%와 33% 비중으로 조합하여 나온 수치이다. 경제 통계 뿐만 아니라 해당국 기업인들의 기업환경에 대한 인식과 체감지수를 반영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다. 우리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분이 많지만 그 중 가장 처지는 부문이 ‘노사관계’와 ‘우수한 금융전문가 부족’으로 양쪽 모두 조사대상 61개국 가운데 최하위인 61등 이었다. 3년 내리 꼴지에 머물고 있는 노사관계야 상대가 있으니 그렇다 쳐도 ‘우수한 금융전문가 부족’은 우리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길러낼 수 있는 부문 아닌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게다가 금융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감사와 회계 투명성 부문’이 58위. ‘환율의 안정성 부문’이 55위로 이것 역시 최하위권 이다. 금융과 관련된 평가 항목마다 이 지경이니 금융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는 물론 금융 관행에 이르기까지 전 부분에 걸쳐 문제가 있는 듯 하다.


      우리의 금융산업 현주소가 세계적인 평가기관에 의하여 드러났다. 문제는 현재의 금융산업이 약한 건 부문별로 진단하여 환경을 개선하고 시스템을 강하게 고쳐나가면 되지만 시스템을 운용할 금융 전문가 즉 A급 금융인재가 부족하면 금융의 선진화는 속말로 말짱 헛일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금융산업이 현재보다 미래가 더 걱정되는 이유이다.


      금융산업의 핵심은 금융인재의 양성 여부에 달려 있다. 그것도 A급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다행히도 2006부터 KAIST에 금융전문 대학원이 개설되었다. 미국 월 스트리트에는 한국계 2세. 3세 금융인들이 약 400여명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급 금융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안해 본다. 먼저 국내 유수 대학에 금융전문 대학원을 몇 개 더 만든다. 중국 북경 칭화대학의 경우 월 스트리트의 유명 금융인들을 초빙하여 강의하고 있다.


      다음으로 미국의 금융관련 명문 대학이나 대학원에 우리 자녀들을 유학 보내 공부시켜야 한다. 가능하면 졸업 후 월 스트리트에 입사해 훈련 받고 경험을 쌓으면 금상첨화 이다. 금융은 세계적인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이 분야는 전망도 밝고 고액 연봉이 가능한 분야 이다.


      세 번째는 현재 월 스트리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인 2~3세의 DB를 구축하여야 한다. 그리고 과거 근무 경험자의 DB도 아울러 구축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 현재 미국에서 금융관련 전공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DB도 포함해야 한다. 그리고 재미 한인 과학자 협회처럼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협회를 구성하면 좋다. 이 협회와 우리 금융기관. 금융교육기관 등과 교류의 장을 정례화 하여 인재 수혈 창구로 활용하는 한편 상호 협력사업을 전개할 만하다.


      네 번째로 현재 국내 금융기관과 금융교육기관 등에 있는 전현직 인재들의 DB를 구축하여 글로벌 인재 뱅크를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활용가능토록 하여야 한다. 다섯 번째로 정부는 향후 10년 이상의 중장기 금융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금융강국을 위한 A급 인재양성 계획을 추진하여야 한다. 특히 이미 현지 감각과 언어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해외근무 기업인들의 자녀나 교포 자녀들을 활용할 방법을 검토하여야 한다. 우리 미래의 경쟁력이 서비스산업 그 중에서도 특히 금융산업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홍익희 (코트라경남무역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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