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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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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 최석균

  • 기사입력 : 2008-10-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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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사는 집은

    못의 힘으로 서있다

    못은

    둘을

    하나의 상처로 묶는다

    상처가 깊을수록

    으스러져라 안고

    소리를 삼킨다

    못은 뒹구는 존재를 세우고

    각진 세상을 잇는다.

    ☞ 우리가 무엇인가를 새롭게 의식할 수 있는 것은 경험을 전제로 한다. 그 경험은 일상성을 넘어설수록 교육적이며 오래 남아 삶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이 시의 화자가 말하는 ‘못’ 역시 불편한 경험을 의미한다. 시적 대상인 ‘못’은 ‘상처를 묶고’ ‘안고’ ‘세우고’ ‘잇는다’. 못은 이렇게 관용적 소통과 포용을 포함하는 내재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화자는 시를 빌려 결국 ‘못’은 쓰러진, 융합하지 못하는, 모든 존재가 평등한 존엄성을 갖게 하는 중심이라 말한다. 아직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쓰거운 경험으로 우리를 살게 해야 하는지…. 문희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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