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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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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新房)

  • 기사입력 : 2008-12-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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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유재영

    한 마리는 무릇꽃에서 날아왔고 다른 한 마리는 청미래 덩굴이 고향이다 오배자 동쪽 가지에서 첫날밤을 보낸 무당벌레 신혼부부, 아, 이 산중에도 나뭇잎 셋방 하나 더 늘어나겠구나

    - ‘내일을 여는 작가’ 2008 겨울호

    ☞ 겨울, 숲을 생각한다. 나뭇잎마다 세 낸 방에서, 아주 편한 잠에 들어있을 곤충의 번데기들. 낮에는 해님이, 밤에는 달님과 별님이 은혜로운 빛을 내려 이들의 잠을 지켜주고 있을 터다. 그리하여 곧 우주 가득 나비가 날아오를 것이다.

    ‘지구’라는 별 한쪽 빌려 짝 짓고, 새끼 낳고, 한 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와락 눈물겹다. 결국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국가도, 정부도, 대통령도 아닌 우리 밖에 있는, 우리 안에 있는 그 무엇이다. ‘은총’과 ‘희망’이라는 말을 가슴에 품어 가만히 어루만져 보는, 지금은 성탄 밤이다. -오인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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