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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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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6)

  • 기사입력 : 2010-12-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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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선한 체험마을 앵강다숲마을

    ■ 김민수 초록기자(창원 봉림중 2학년)

    앵강다숲마을 전경.

    지난 12월 11일과 12일, 초록기자단이 남해군을 찾았습니다. 가천다랭이마을에서 숙박을 하며 마을의 여러 가지 생태관광을 체험하고, 군청 담당자로부터 생태관광 정책에 대한 설명도 들었습니다. 다음 날엔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앵강다숲마을을 둘러보았습니다. 찾아보면 경남 곳곳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취재에 협조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초록기자단이 바닷바람이 부는 남해군으로 1박2일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남해군에서 새롭게 준비하는 체험마을인 ‘앵강다숲마을’입니다. 남해군은 최근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자연체험마을과 휴양마을입니다. 이러한 체험마을 중 하나인 ‘앵강다숲마을’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앵강다숲마을 근처에는 바다가 있습니다. 이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한 것이 특징인데, 꼭 꾀꼬리의 울음소리와 같이 잔잔하다 하여 앵강만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마을 이름 유래도 이 바다에서 온 것입니다. 실제로 바다 옆을 거닐면서 보니 고요한 바다에서 자연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 ‘다숲’이라는 단어가 붙게 된 것은 예전에 이곳에 마을숲을 조성했기 때문입니다. 남해안은 파도가 거친데 이를 막고 농경지를 보호하기 위해 참나무 등으로 만들었는데, 아직까지 나무들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설명해주시는 분의 말씀을 들어보면 2003년 태풍 매미 때도 마을숲 덕분에 피해가 적었다고 합니다.

    이 마을은 최근까지 군부대였는데 부대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체험마을로 변모했다고 합니다. 특히 앞서 말한 마을숲과 앵강만 등 훌륭한 자연경관이 있어 도시의 편리함에만 익숙한 사람들에게 참으로 멋진 곳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바다를 보면 한눈에 들어오는 V자 형태의 돌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석방렴’이라는 것으로 물고기를 가두어 잡는 원시적인 형태의 시설입니다. 석방렴 또한 다른 곳에선 잘 볼 수 없는 것으로 앵강다숲마을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도둑이 없고 거지가 없으며 문맹이 없다 하여 삼무(三無)의 고장이라 불린 남해군. 하루쯤은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앵강다숲마을에 와서 자연이 주는 여유와 경치를 마음껏 누리다 오는 것은 어떻습니까?


    남해군 발전 방안 관광산업에서 찾자

    ■  정문주(창원 문성고 2학년)·정준혁(창원 반송중 3학년) 초록기자

    다랭이마을 일출.

    초록기자단의 남해군 취재에서 군청 환경수도과 공무원들과 면담을 했다. ‘내가 남해군수라면?’이라는 주제로 군의 발전방안에 대해 토론해 보았는데 상당히 흥미를 느낀 부분이다.

    남해군은 제주도, 거제도, 강화도 다음으로 대한민국에서 4번째로 큰 섬이다. 국내 섬 중에서 가장 산이 많고, 하천이 짧고 평야가 협소해 산지를 개간한 계단식 논·밭이 발달돼 있다. 주요 산업은 농업, 어업, 관광업이며 주요 농업특산물인 마늘은 전국 생산량의 7%를 차지할 정도이다. 그렇지만 기초적인 농·수산업으로는 남해군의 획기적인 경제발전을 일으킬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남해군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바로 ‘관광산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남해군은 공업이 전체산업의 3% 미만을 차지하기 때문에 자연환경이 매우 깨끗해 친환경적인 관광산업을 육성하기에 매우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한려해상국립공원, 남해대교 등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한 관광지는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우리가 방문했던 가천 다랭이마을과 같은 농어촌체험마을은 해마다 많은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 또한 남해군 서면 서상리에 위치한 스포츠파크는 스포츠 국가대표팀의 전지훈련 장소가 되는 등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도내 학생들이 남해군으로 문학기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창원시에는 약 15개 학교가 독서토론동아리를 운영하며 각 학교마다 해마다 문학기행을 떠난다. 이전까지는 전라도 지역의 문학관(해남 윤씨 고산 윤선도 유배지)을 자주 견학했는데, 남해군도 ‘구운몽’, ‘사씨남정기’로 유명한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이며, 조선시대 정절을 지킨 학식 높은 선비들의 정신이 깃든 곳이므로 문학의 명소로 칭송받을 만하다.

    더욱이 과거 선비들의 유배지였던 남해군은 최근 11월 1일에 국내 최초로 ‘남해 유배문학관’ 문을 열었다. 굳이 타 시도로 답사를 가는 것보다 도내의 남해로 견학을 한다면 경제발전과 남해군 관광홍보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또한 역사와 문학, 청정 해안과 고향 같은 아름다운 시골 정경이 어우러진다면 전국 각지에서 학생수련회, 수학여행 코스로도 인기를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자연을 이긴 다랭이마을

    ■ 최성진(함안여중 2학년) 초록기자

    다랭이마을의 다랭이 논.

    초록기자단의 올해 마지막 답사는 ‘남해 다랭이마을’ 로 정해졌다. 모내기를 막 끝낸 6월의 다랭이마을은 언덕배기 긴 초록 계단과 푸른 바다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란 걸 사진을 통해 여러 번 보았기 때문에 나는 무척 설레었다.

    다랭이 논이란 ‘산골짜기의 비탈진 곳 따위에 있는 계단식의 좁고 긴 논배미’라는 뜻으로 농사 지을 땅이 부족했던 이곳 농부들은 농토를 한 뼘이라도 더 넓히려고 산비탈을 깎아 곧추 석축을 쌓아 논을 넓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소와 쟁기, 사람 손으로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기대한 것보다 훨씬 다랭이마을의 아침 모습은 멋있었다. 내가 머문 민박집의 이름인 ‘해뜨는 집’처럼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해를 방 안에 앉아 볼 수 있었고 마당에 서면 페인트로 예쁜 꽃을 그려 놓은 아랫집의 지붕이 마음을 따뜻하고 정겹게 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마을 전경을 보았을 때 나는 자연의 위대함보다 인간의 위대함을 보았다. 마을을 감싼 다랭이 논들. 산꼭대기에서 바다까지 이어진 다랭이 논들…. 양팔을 벌려 닿을 만큼 좁은 폭의 긴 논들이 만든 계단….

    저 논들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저 논들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들을 했을까? 그리고 충분한 수원지가 없는 이 마을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농부들은 또 얼마나 많은 마음들을 나눠야 했을까?

    나는 답도 알기도 전에 마을 분들을 향해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 두 분 모두 농부인 나는 농사를 짓는다는 것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과 논에 물 들어가는 것만큼 배부를 것이 없다시며 내게 밥을 많이 먹길 권하시는 할머니 말씀을 듣고 자란 탓에 그 마음이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민박집 할머니께서 이 마을은 물살이 세어 고기잡이를 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밭에서 나는 것은 사 먹는 것이 없다고 하셨다. 마을보다 몇 갑절이나 넓은 바다를 지척에 두고 좁은 다랭이 논을 일구며 여름에 벼농사와 조, 겨울엔 마늘 시금치 등 농사를 짓는 이 마을 사람들에게 자연에 맞서기보다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는 것이 자연을 이기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그렇지만 마을의 초등학교가 폐교되고 마을 주민이 고령화되고 있어 앞으로 다랭이마을을 지켜 나갈 수 있을지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마을 주민이 없이 관광객만을 위한 다랭이 마을은 왠지 쓸쓸할 것 같다. 마을의 역사를 가르쳐 주시고 아침 동트는 시간에 애써 깨워 주시는 민박집 할머니 같은 분이 없다면 아무리 멋진 풍경이라도 마음에 와 닿지 않고 허전할 것 같다.


    옛모습을 간직한 다랭이마을

    ■ 강나은(마산 합포중 3학년) 초록기자

    다랭이마을 밥무덤.

    ‘다랭이마을’은 다랑이 논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랑이는 산골짜기의 비탈진 곳 따위에 있는 계단식으로 된 좁고 긴 논배미를 뜻하는데 이 마을의 선조들은 산비탈을 90도에 가깝게 깎아 논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논이기에 입구도 통로도 너무 좁아 아직도 농사를 하기 위해서는 소와 쟁기가 필수이다. 논이 너무 작다 보니 한 농부가 논을 세었는데 하나가 모자라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포기하고 집에 가려고 삿갓을 썼더니 그 자리에 논이 하나 있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이다.

    다랭이마을의 문화 자원 중 대표적인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암수 바위와 밥무덤이다.

    암수 바위는 마을 남쪽 바닷가에서 마을로 올라오는 입구에 두개의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오른쪽의 것을 수미륵, 왼쪽의 것을 암미륵이라고 부른다. 원래 이 바위의 이름은 암수 바위이나 예로부터 아이를 못 낳는 여자들이 이 바위에 빌다 보니 이 바위를 미륵 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밥무덤이란 제삿밥을 얻어먹지 못하는 혼령에게 밥을 주어 풍작과 풍어를 기원하고 마을의 안녕과 태평 축원을 위해 해마다 음력 10월 15일 밤 9~10시경에 동제를 지내는 공간이다. 제례절차는 降神(강신), 參神(참신), 初獻(초헌), 讀祝(독축), 亞獻(아헌), 四神(사신), 燒紙(소지), 飮福(음복)의 순서인 유교식으로 행하고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는 소지를 5번 올리며, 소지를 올린 뒤 젯밥을 한지에 싸서 밥무덤에 묻는다. 옛날에는 제가 끝난 뒤 메구(농악)도 치고 횃불놀이도 했으나 지금은 징, 꽹과리를 치고 노는 것으로 축소되었다.

    이러한 특별한 전통 문화를 이용해 관광 사업을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현재도 일본의 단체와 관계를 맺어 일본인 관광객들을 늘려 가고 있는데, 예를 들어 동제를 지내는 날짜와 기본적인 정보를 홍보한다면 현재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 것이고 나중에는 ‘한국’하면 ‘남해 다랭이마을’이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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