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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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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단절’ 해상콘도, 안전사고 무방비

창원 10개 어촌계서 38곳 운영… 시,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시설점검만
안전펜스 규격·CCTV 등 관련 규정 없어·…“현장 안전관리 지침 마련돼야”

  • 기사입력 : 2016-06-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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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산 원전항 앞바다 한 해상콘도에서 낚시객 2명이 실종된 지 6일이 지나도록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유어장(遊漁場·해상콘도) 안전관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외부와 단절돼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지만, 평소 안전관리대책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종 당일 밤 어떤 일이?= 지난 22일 오전 9시 50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원전항 앞바다의 한 해상콘도에 숙박하던 A(54·자영업)씨와 B(46·직장인)씨가 실종됐다는 콘도 주인의 신고가 창원해양경비안전서에 접수됐다. 당시 해상콘도에는 이들이 가져온 작업복 조끼와 상의,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신발 두 켤레, 차량 열쇠와 지갑, 휴대전화 2대 등만 남아 있었다.

    또 마시다 만 소주와 1.6ℓ페트병 맥주가 각각 3분의 1가량 남아 있었다. 두 사람이 다툰 흔적이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이 해상콘도에 머문 시점의 날씨는 비가 간간이 내렸거나 흐렸으며, 풍속은 초속 6~9m로 비교적 잠잠했고 파도는 0.5~1m로 낮았다. 이들이 실종된 당일 물때는 9물로 조류가 가장 셌다.

    해경은 이들이 술을 마신 뒤 바다에 빠진 것으로 추정하고 경비함정 등 선박 80척과 268명을 동원해 사흘간 집중수색을 벌였지만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실종된 지는 오늘로 7일째로 현재 실종자 수배가 내려져 있다. 이들은 부산에 함께 거주하며,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께 낚시를 위해 원전항 부두에서 서쪽방향 약 900m 거리의 바다에 있는 해상콘도를 임대했다.

    메인이미지
    경남신문DB. 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외부와 단절, 안전관리 사각= 망망대해에서 실종자가 발생했다는 사실 외에는 이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낚시객들이 따로 연락하지 않는 한 외부와 철저히 단절되기 때문이다.

    해상콘도란 어촌 소득활동 공간인 유어장에 설치한 해상 숙박시설물로 콘도 주인의 배로 진·출입을 한다. 보통 4명 정도 묵을 수 있는 크기의 방 1~2개와 화장실, 주방을 갖추고 있어 취사를 할 수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심리, 구복리, 진동면 고현리, 진전면 시락리 등 10개 어촌계에서 38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유어장마다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기는 하지만, 규격에 관한 규정도 없어 성인 허리 높이도 채 되지 않으며 별도의 안전시설물도 없다. 특히 법에 규정돼 있지 않아 낚시객들의 음주행위 차단이나 구명조끼 착용 등을 강제할 수도 없고, 너울성 파도 등에 따른 추락사고 우려도 크다.

    ◆안전관리지침 마련돼야= 유어장은 창원시가 매년 상·하반기 연 2차례씩 점검을 하는데, 구명조끼 등 안전시설물 비치 여부와 시설 노후화 여부, 전기·소방 시설관리 등의 점검이 이뤄진다.

    문제는 현장 안전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어장 관리를 지자체와 사업주가 맡고 있는 탓에 현장점검은 어렵고, CCTV나 안전관리자도 없어 사고가 나더라도 이를 인지할 방법이 없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유어장 규모가 점차 커지는 만큼 현장 안전관리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부 공길영 교수는 “해상콘도와 같은 시설들이 늘고 있지만, 안전관리지침은 정비돼 있지 않다. 완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관련 법령들을 정비해 안전관리 지침들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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