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과 코치, 선수 등 8명으로 구성된 창녕군청 정구단이 올해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2시, 쌀쌀한 날씨에도 창녕 공설운동장 한쪽에 마련된 정구장 10개 코트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정구 선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부산 사하구청에서 찾아온 정구단은 연습장 외곽으로 쉼 없이 뛰었고, 도내 한 여자중학교 선수들은 코트에서 이마에 구슬땀을 훔쳐낼 시간도 없이 라켓을 휘둘렀다. 이들 옆에서는 창녕군청 정구단(이하 창녕정구단) 소속 6명의 선수가 스윙 자세를 꼼꼼히 살펴봐 주고 있었다.

“훈련 시간을 쪼개서 가르쳐주고 있는 거예요.”

김용국(49) 창녕군청 감독은 이런 선수들의 모습을 못 말리겠다는 듯이 바라봤다.

창녕정구단은 공설운동장 옆에 마련된 숙소에서 합숙하며, 매일 오전 6시30분부터 기상해 오전에는 체력단련과 스트로크, 발리, 스매싱 등 기본기 훈련, 오후에는 창녕을 찾은 다른 정구단의 지도를 해주는 한편, 틈틈이 체력단련에 매진하고 있다. 시즌인 3월부터 10월까지는 실전 연습에 주력한다.

창녕정구단은 지난 제97회 전국체육대회에 6명의 선수가 출전해 개인 복식에서 김기성-오성율 조가 개인 복식에서 달성군청(대구시 대표)을 누르고 ‘금메달’을, 또 남자단체전에서도 ‘은메달’을 차지해 창립 이래 최고의 성적을 냈다. 앞서 창녕정구단은 지난 2015년 경기도 안성시에서 열린 ‘2015 안성맞춤 한국실업정구연맹전’에서 남자단체전 우승과 개인복식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지병우, 오성율, 김기성은 전국 정구 랭킹 10위 안에 들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창녕정구단은 매년 주요 대회에서 4강 안에 꾸준히 들고 있는 명실상부 정구 강호이지만, 소속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35세로 전국 정구단 선수 중 평균 연령이 가장 많다.

김 감독은 “정구는 테니스와 비교해 개인보다는 복식 경기가 많으므로 체력적으로 그렇게 무리가 되지 않는 운동이다”며 “따라서 40세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게다가 나이가 많은 점은 결국 구력(球歷)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고 비결을 밝혔다.

정구는 테니스보다 인기는 없지만, 테니스만큼 오래된 종목이다. 19세기 말 테니스 용품을 구하기 어렵게 된 일본에서 말랑말랑한 고무공과 가벼운 라켓으로 변형된 테니스를 하게 된 것이 시초며, 20세기 초 한국에 들어와 고위 관리들이 즐기는 운동 중 하나였다. 이후 전국대회가 일찌감치 자리잡을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테니스가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고 올림픽 종목에도 채택되지 않으면서 그 인기가 시들해졌다. 전국에서는 현재 12곳의 남자 실업팀, 11곳의 여자 실업팀과 대학팀 등 100여명의 선수들이 있다.

정구를 시작한 지 17년 됐다는 막내 조상현(29)은 정구의 매력으로 “예측할 수 없는 공”을 꼽았다.

조상현은 “서브를 넣을 때 테니스와는 달리 정구는 공이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도무지 공의 진로를 예측할 수 없다. 힘들기는 하지만, 그만큼 매력도 많은 운동이다”며 “정구는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하는 운동은 아니지만, 요즘 다시 그 인기가 늘고 있다. 선배들과 노력해서 창녕군청 정구단의 위상을 높이고, 개인적으로는 올해 국가대표팀에 들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글·사진=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