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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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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를 꿈꾸는 경남 체육인 (7) 창원데블스 아이스하키팀

아이스하키 꿈나무, 빙판서 정상 꿈꾼다
전국동계체육대회 13명 출전
수적 열세 딛고 동메달 획득

  • 기사입력 : 2017-03-0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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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10일 오전 11시,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는 제98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아이스하키 초등부 준결승 경기가 한창이었다. 경기는 한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양상이었다. 경기의 주도권은 ‘수원 리틀이글스’가 쥐고 있던 반면 경남을 대표해서 나온 ‘창원데블스’는 열세였다.

    1피리어드 0-4, 2피리어드 0-3, 3피리어드 0-1. 합계 0-8의 대패였다. 그러나 창원데블스 감독과 선수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이날 상대팀 수원 리틀이글스는 창원데블스 선수보다 7명이나 많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창원데블스 선수는 총 13명.

    창원데블스는 준결승에 올라가는 과정에서 수적인 열세에 직면해야만 했다. 예선전에서 만난 전주중산초등학교 17명, 준준결승전에서 상대한 인천 채드윅도 17명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아이스하키 초등부 금메달을 따낸 수원 리틀이글스는 20명, 은메달 서울 드래건스클럽 22명, 창원데블스와 함께 동메달을 따낸 대구 아이스라이온즈도 22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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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8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아이스하키 초등부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창원데블스 선수들과 김준현(오른쪽 맨 뒤) 감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창원데블스/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최대 22명까지 선수를 구성할 수 있는데 경기 중 선수교체를 수시로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수가 많을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13명이라는 수적 열세에도 창원데블스는 귀한 동메달을 획득해 경남선수단에 승점 63점을 보탰다.

    창원데블스는 지난 2015년 혜성같이 등장했다. 경남을 대표하는 아이스하키팀이 전혀 없었던 당시, 김준현 (35) 창원데블스 감독은 경남체육회에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되니 경남 대표로 동계체전에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창원데블스는 지난 2011년 창단돼 2013년 전국생활체육아이스하키 대회 2위, 부산광역시장배 전국대회 A조 준우승 등으로 기량을 착실히 갈고닦아 왔다.

    김준현 감독은 “2015년 당시 경남에 아이스하키 종목도 없었을 뿐더러 협회도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경남체육회에서도 지원을 못 해주니 출전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출전할 수 있었고, 은메달이라는 귀한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그해 제96회 동계체육대회 아이스하키 초등부 종목에 처음 출전한 창원데블스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듬해 치러진 제97회 동계체육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따내 올해까지 포함하면 3년 연속 메달권에 진출한 셈이다. 아이스하키 불모지였던 경남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연세대 아이스하키팀에서 활약하고, 국가대표를 거친 김 감독의 지도자 기량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아이스하키 하기 좋은 환경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없었다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전국에 초등부 아이스하키팀이 70여곳 정도가 있는데 수도권에만 50개 정도가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날 수도 있지만, 워낙 많은 팀들 때문에 연습할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경남, 특히 창원에는 초등부에 창원데블스밖에 없었고 아이스링크도 대관을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고 했다.

    게다가 학부모들이 열의를 가지고 물심양면 지원하면서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 것도 비결로 꼽았다.

    김 감독은 최근 경남아이스하키협회를 만들었다. 공식적인 기구를 만들어 경남 대표로 적극 아이스하키 대회도 나가고 경남체육회의 지원도 받기 위해서다. 경남아이스하키협회는 지난 28일 경남체육회 준회원에 가입됐다.

    김 감독은 “창원에 아이스링크장이 1곳 더 생기면서 선수들이 충분히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창원데블스 주축선수들이 부족하고 또 4학년에 많이 포진돼 있지만, 이들이 고학년이 되는 내년이나 내후년이면 출전할 수 있는 인원도 많아지고, 전국동계체전에서 우승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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