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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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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를 꿈꾸는 경남 체육인 (5) 창원시청 검도부

8인의 검객, 뭉치면 최강!
창원 대표 검도부, 젊은 선수로 포진
지난해 각종 대회 단체전 우승 등 쾌거

  • 기사입력 : 2017-02-1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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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미래검도관. 호구(검도 보호구)를 가지런히 차려입은 두 선수가 호면(머리와 목을 보호하는 보호구)의 2cm도 안 되는 면금(호면의 전면부를 형성하고 있는 금속) 사이로 상대의 눈을 노려봤다. 체육관 안은 이미 시큼한 땀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길이 약 120cm, 무게 520g의 죽도가 두 선수의 몸과 일체가 돼 양손에 쥐어져 있었다. 긴장된 상황이 지속되는가 싶더니 한 선수가 폭발적인 기합소리와 함께 발을 내디뎠다. 이내 죽도는 상대의 머리를 치고 미끄러지듯 사라졌다.

    검도에는 기검체일치(氣劍體一致)라는 말이 있다. 검도인의 기세(氣)와 상대를 베어내는 칼(劍), 그리고 순간적인 힘을 발휘하는 신체(體), 이 세 가지가 한순간에 이뤄져야만 정확한 공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기검체일치를 위해 매일 수련하는 창원의 대표 검도부가 있다. 바로 창원시청 검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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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청 검도단 김진욱(뒷줄 왼쪽 첫 번째) 감독과 선수들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 미래검도관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시청 검도부는 노키아티엠씨가 기원이다. 지금은 문을 닫고 사라진 노키아티엠씨는 지난 1984년 마산자유무역 지역 내에 설립됐다. 당시 노키아티엠씨 대표이사였던 이재욱 회장이 검도에 관심이 많아 1991년 노키아티엠씨 검도부 실업팀을 창단했다. 1990년대 전국실업검도대회를 휩쓸었던 노키아티엠씨 검도부는 2000년쯤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존폐 위기에 놓였고, 이듬해 어렵사리 마산시청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후 창원시로 통합되면서 현재의 창원시청 검도부에 이르게 됐다.

    창원시청 검도부는 현재 지도자와 선수 등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선수 8명은 24~33세의 젊은 선수가 포진돼 있다.

    창원시청 검도부는 옛날 노키아티엠씨 시절 이후 오랫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팀이 여러 번 바뀌면서 우수 선수들의 이탈 등으로 부침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창원시청 검도부가 다시 과거 영광을 되찾은 것은 지난해부터다. 해남군 땅끝기 전국실업검도리그전 5인조 단체전 준우승을 시작으로 제20회 전국실업검도대회 단체전 우승, 2016 봉림기 전국실업검도대회 단체전 준우승, 제97회 전국체육대회 일반부 준우승, 제1회 아시아도시검도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검도부 소속 선수들마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다.

    사실 창원시청 검도부는 개인전에서 두각을 나타낼 만한 우수한 선수가 없다고 김 감독은 평가한다. 이 때문에 노력으로 일궈낼 수 있는 부분, 즉 단체전을 노렸다는 설명이다.

    검도에서 단체전은 5명 혹은 7명이 한 팀이 되어서 경기를 치른다. 감독이 전략을 짜고, 선수들이 감독의 의도대로 결과를 내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다. 그래서 감독과 선수들의 호흡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개인 실력이 뛰어나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노력으로 할 수 있는 부분, 즉 단체전 경기에 집중했다”며 “현실을 직시하고 팀원들이 노력해준 덕분에 창원시청 검도팀이 다시 과거의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단체전에만 목매지는 않는다. 이지웅(28)·김만수(28) 두 선수는 인천에서 열릴 예정인 2018년 세계검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 후보 40명에 올라 현재 최종 10인 안에 들기 위해 땀을 쏟고 있다.

    두 선수는 “실업 리그와 국가대표 훈련까지 한꺼번에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후회하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창원시청 검도팀이 단체전뿐만 아니라 개인전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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