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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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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를 꿈꾸는 경남 체육인] (8) 한국국제대 펜싱부

한국 넘어 세계로 ‘칼끝’ 겨누다
2007년 창단 ‘에페’ 최강팀
청소년국가대표 2명 보유

  • 기사입력 : 2017-03-0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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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윽~, 챙챙’

    지난 8일 오후, 한국국제대학교 상문체육관 2층 펜싱 훈련장. 가로 14m, 폭 1.5m 남짓한 피스트(펜싱 경기가 펼쳐지는 곳)에 선 두 선수는 상대에게 다가섰다가 뒤로 빠지기를 반복하며 쉴 새 없이 발을 놀린다. 동시에 손에 쥔 110cm 길이의 칼은 서로의 몸에 겨눠지고 빠지기를 반복한다. 칼이 서로 부딪치기라도 하면 날카로운 금속 소리가 훈련장에 울려퍼진다. 마스크 때문에 선수들의 얼굴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속에서 성공의 기쁨에 가득찬 포효를, 때론 실패에 따른 아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한국국제대 펜싱부는 펜싱 3종목(플뢰레, 사브르, 에페) 중 ‘에페(Epee)’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에페는 770g 이하의 칼로 찌르기 공격만 허용되는 종목이지만, 다른 종목과는 달리 온몸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로운 경기 방식을 취하고 있다. 플뢰레(Fleuret) 역시 찌르기 공격만 가능하며 대상은 몸통에 제한된다. 사브르(Sabre)는 찌르기와 베기가 가능하지만, 팔과 머리를 포함한 상체만 공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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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국제대학교 펜싱부 김정관(맨 오른쪽) 감독과 선수들이 올해 선전을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국제대 펜싱부는 지난달 17일부터 20일까지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2017세계 청소년·유소년펜싱선수권대회 파견선수 선발전’에서 2명의 청소년국가대표선수를 냈다. 주인공은 사회체육학과 2학년 박경호와 같은 학과 1학년 노선경이다. 이들은 에페 개인전 출전해 각각 1위와 3위를 기록하며 나란히 청소년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이들은 오는 4월 불가리에서 열릴 세계청소년펜싱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한국국제대 펜싱부는 꾸준히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해왔다. 지난 2015년 국개대표선발전 여자 에페 개인에서 한국국제대 선수가 1위부터 3위까지 석권했고, 남자 에페 개인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4년에도 ‘세계 청소년·유소년 펜싱선수권대회’ 에페 종목에서 이솔과 강은혜가 청소년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각종대회 경력도 화려하다. 2015 대한펜싱협회장배 전국남녀펜싱선수권대회 여자개인 에페 1위(송세라)· 단체 1위, 2015 유니버시아드 대표선발전 여자 개인 에페 1위(송세라)·개인 2위(이솔), 2016 대한펜싱협회장배 전국남여펜싱선수권대회 여자 에페 개인 1~3위 석권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2007년 창단된 신생 팀이지만, 실력만큼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창단 초기에는 변변한 선수가 없어 매번 대회에서 하위권에 맴돌았다. 당시 경남체육회 소속 펜싱선수면서 한국국제대 선수들의 코칭을 도왔던 김정관 현 한국국제대 펜싱감독은 삼류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매년 차근차근 실력을 쌓자는 각오로 훈련에 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1989년부터 2003년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등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했던 김 감독은 지난 2014년 한국국제대 코치로 입문해 지난해 2월부터 감독으로 펜싱부를 이끌고 있다. 김 감독은 “펜싱이라는 종목이 1점이라는 점수로 승패나 나눠지는데 ‘1점 하나 남보다 더 못따겠냐’라는 각오로 정말 많은 시간을 훈련에 매진했다”며 “그렇게 수년동안 노력하니까 어느새 ‘에페’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펜싱부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국제대 펜싱부의 훈련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매일 야간에 정기적으로 훈련을 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이 수업과 수업 사이 1시간의 공강 시간이 남기라도 하면 훈련장에서 훈련을 독려한다. 지독한 훈련은 실력으로 증명되고 있고, 이 때문인지 전국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진주 문산읍에 위치한 학교까지 찾아오고 있다. 올해는 신입생을 6명이나 받았다.

    한국국제대 펜싱부는 지난해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개인전 에페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상영(한국체육대·4학년)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박상영이 과거 경남체고 재학시절 한국국제대 선수들과 합동 훈련을 하며 금메달의 꿈을 키워왔다. 진주 출신인 박상영은 올해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한국국제대 펜싱부와 함께 경남대표로 참가할 예정이다.

    경남펜싱협회 전무이기도 한 김 감독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경남에도 펜싱 실업팀을 창단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박상영 선수와 같이 경남을 연고하는 우수한 선수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에도 우수 선수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내에 실업팀이 없어 밖으로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며 “우리 경남에도 펜싱 실업팀이 있다면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경남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글·사진=고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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