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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태원 참사 뒤 월드컵 거리 응원전 취소는 당연

  • 기사입력 : 2022-11-10 19: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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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축구협회가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월드컵 거리 응원전을 취소한 데 이어 경남에서도 거리 응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을 했다고 한다. 경남도와 지자체 축구협회 등에 따르면, 오는 24일 오후 10시께 열리는 한국과 우루과이의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경기 거리 응원전을 개최하지 않는다. 28일과 내달 3일 한국과 가나·포르투갈 경기도 거리 응원전을 갖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U-20 월드컵 당시 창원시청 광장, 진주실내체육관, 양산종합운동장 등 도내 곳곳에서 열렸던 거리 응원전은 볼 수 없게 됐다. 세계인들이 즐기는 축제이고 4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행사라 아쉬움이 있지만 전국민적인 추모 분위기에 비춰 볼 때 응원전 취소는 잘한 일이다.

    물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안전 대책을 강화하고 엄격하게 통제한 가운데 거리 응원전을 개최한다면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대한민국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2002년 월드컵 때 거리 응원전의 벅찬 감동을 잊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이번 응원전 취소가 더 아쉬울 것이다. 또한 경기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골목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도 거리 응원전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채 안된 시점에 여러 사람이 모여 환호하고 즐기는 건 유가족을 비롯해 슬픔에 잠겨 있는 많은 이들에게 예의가 아니다.

    이태원 참사 여파로 예정됐던 크고 작은 전국 축제와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일부 강행을 결정한 행사는 안전에 중점을 두면서 최대한 조용하게 치러지는 분위기다. 국민들은 이태원 참사의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많은 이들이 모이는 행사를 될 수 있는 한 자제해 왔다. 국가애도기간은 끝이 났지만 추모의 발길은 아직 이어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의 상처가 채 아물기 전에 거리 응원전을 개최하다 혹시 사고라도 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길거리에서 대규모 응원전을 열지 않기로 한 결정은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본다. 이번 월드컵은 유가족과 아픔을 함께 한다는 뜻에서 차분히 즐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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