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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수능] 달라진 수능 풍경 속 여전한 애정 담긴 격려

코로나19 여파로 단체응원 금지됐지만
시험장 앞 교사·친구·가족 응원 이어져

  • 기사입력 : 2022-11-17 10: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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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창원 문성고에 한 학부모가 수험생을 격려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창원 문성고에 한 학부모가 수험생을 격려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오전 경남도내 116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날 3만여명의 수험생들은 친구, 가족, 스승에게 격려와 응원을 받으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 입실했다.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창원(88)지구 제8시험장인 창원시 의창구 문성고등학교 교문이 활짝 열렸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단체 응원이 금지되면서 교문 앞은 대체로 조용했다.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기온이 8℃까지 떨어진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홀로 응원에 나선 선생님도 있었다. 손선화 창원남고 3학년 담임교사는 교문이 열리기 전에 도착해 1시간 30여분간 입실하는 제자들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건넸다.

    그는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어 다 확인은 못했지만 우리 반에 항상 지각하는 녀석은 온 걸 확인해 안심이다"며 "학생들이 익숙한 선생님 얼굴만 봐도 편안함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하고, '긴장하지 말고 평소대로 하라'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손선화 창원남고 교사가 문성고등학교에 수능을 보러 온 제자를 격려하고 시험장 위치를 안내하고 있다./김용락 기자/
    17일 오전 손선화 창원남고 교사가 문성고등학교에 수능을 보러 온 제자를 격려하고 시험장 위치를 안내하고 있다./김용락 기자/

    포스트잇, 현수막을 통한 비대면 응원도 이어졌다. 문성고 현관 앞 벽에는 1·2학년 학생들이 포스트잇에 작성한 응원 문구가 빼곡히 진열돼 있었고, 시험장으로 향하는 거리에도 전·현직 창원시장 등의 응원 현수막이 내걸렸다.

    학생들은 츄리닝, 슬리퍼 등 편안한 복장으로 부모님 차량 또는 버스, 자전거를 이용해 시험장을 찾았다. 오전 6시 57분께 입실한 송재우(19·중앙동) 학생은 "가고 싶은 대학에 수시 합격했는데, 최저등급을 맞추고자 열심히 공부했다. 떨리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늘 시험 잘 치고 친구들이랑 상남동에 모여서 노래방에서 놀고 싶다"고 말했다.

    7시 10분께 도착한 오현서(19·동읍) 학생은 "버스타고 오는 길에 부모님이 전화로 많이 응원해줘서 긴장은 크게 되지 않는다"며 "수시도 있지만 정시도 생각하며 열심히 시험 치고 오겠다. 수능이 끝나도 나태해지지 않고 운전면허 등 이것저것 하고 싶다"고 다짐을 전했다.

    같은시각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여자고등학교 앞에서도 수험생 행렬이 이어졌다.

    이곳에서 만난 설다원(20·진동면·여) 씨는 "오늘을 위해 매일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했다"며 "재수생이라서 그간 친구들과 제대로 놀지 못했는데 끝나고 나면 같이 술을 엄청나게 마시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설씨를 배웅한 친구 조혁준(20·대학생) 씨는 "친구가 두 번째 수능인데 꼭 잘 쳐서 원하는 대학에 갔으면 좋겠다"며 "수능 점수 나오는 날 술 한잔 살 생각이다"고 응원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창원 문성고에서 한 학부모가 고사장을 바라보고 있다./김승권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창원 문성고에서 한 학부모가 고사장을 바라보고 있다./김승권 기자/

    자식들을 차량으로 시험장까지 배웅한 가족들의 애정 담긴 응원도 이어졌다. 아내와 함께 딸을 배웅한 윤정준(47·창원시 현동)씨는 교문 안으로 들어가는 딸과 포옹한 뒤 "실수 안 하고 잘 쳤으면 한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는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딸의 뒷모습을 휴대폰 사진 속에 담았다.

    여동생을 응원하러 온 이정원(21·창원시 내서읍)씨는 "동생이 최저학력 기준만 맞췄으면 좋겠다"며 "제가 수능 쳤을 때가 떠올라 뭔가 뭉클하다"고 말했다.

    문성고에 아내와 함께 아들을 배웅한 조두태(52·상남동)씨는 "오는 길에 차분하게 부담가지지 말라고 격려해줬다"며 "집에 오면 밥 한끼 먹이고 친구들이랑 놀러 나가라고 할 계획이다. 그동안 많이 고생했고, 이제 자기 세상이니 잘 살아봐라"고 말했다.

    김용락 기자, 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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