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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격 대우 우주항공청, 혁신 모델 될까

  • 기사입력 : 2023-02-19 19: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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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항공청의 밑그림이 나왔다. 연내 사천에 신설을 목표로 추진 중인 우주항공청의 조직과 운영 방식은 한국판 NASA(미항공우주국)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초안을 보면 기존 정부조직 운영과 공무원 처우와 달리, 보수 상한을 없애고 조직을 전문성 중심으로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게 눈길을 끈다. 최고 전문가 영입을 위해 국적 등 각종 규제를 없애 수억 대 연봉을 주고 외국인도 채용이 가능한 구조다. 글로벌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나 볼 수 있는 혁신 모델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우주항공청 특별법 초안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청장은 차관급 직위로 외국인에게도 개방된다. 유능한 박사급 엔지니어를 급여 제한 없이 전문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할 수 있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우주항공청에서 연봉 10억 안팎의 스타 과학자를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주항공청의 조직과 운영방식은 성과와 능력과는 크게 상관없는 연공서열 중심의 기존 공직사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정부가 우주항공청을 통해 미래 공무원 조직의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직사회도 파격적인 인재 채용과 보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삼성 등 대기업에서는 빠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가꿔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복잡한 직급을 대폭 줄이고 연공서열과 관계없이 성과에 따른 인사와 보상을 강화해 이미 생산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기업의 인사혁신이 기업 문화를 바꾸고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 효과가 있지만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연공서열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공직사회에 활기를 주기 위해서는 서열문화, 위계질서를 혁파하고 획일적인 공무원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우주항공청의 조직·운영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공직사회의 혁신 모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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