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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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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의료계 집단폐업 강행-파장과 전망

  • 기사입력 : 2000-06-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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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7월 의약분업 실시를 앞두고 정부의 시행안에 반발해온 의료계의 집
    단폐업이 20일 시작됐다. 우려됐던 의료대란이 결국 현실화되고만 셈이다.
     집단폐업 투쟁을 수차례 공언해온 의사협회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
    사의 요구사항이 전면 거부된 상황에서 파업에 나설 수 박에 없다』며 20
    일 집단폐업 돌입을 공식선언 했었다.
     정부는 이날 응급의료기관을 비롯해 국공립병원, 보건소, 한방병의원, 약
    국 등을 총동원하는 특별비상진료대책의 가동에 들어갔지만 사상 최악의 진
    료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료계 폐업 하루전 상황=폐업 하루전인 19일 현재까지 정부는 의료계
    에 대화 채널을 열어놓고 있으나 폐업이 시작되기 전에는 정부와 어떠한 대
    화도 거부한다는 의료계의 입장이 워낙 확고해 양측의 협의는 이뤄지지 않
    았다.
     의협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도덕적 비난을 각오하고라도 폐업투쟁을 강
    행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대통령의 특단조치를 요구하고 나섰고 전
    국 시·군·구 지회별로 보건소에 폐업신고서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전국 의사들을 또 의협이 실시한 의약분업 정부안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98.9%가 반대해 집단행동에 대한 높은 의지를 과시했다.
     이와 함께 전국 41개 의과대학 학생들도 20일 결의대회를 갖고 「올바른
    의약분업을 위한 동맹휴업」에 들어가기로 하는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의-약계 갈등 조짐=정부가 18일 사실상 주사제 전체와 희귀의약품 등 1
    천600여종의 의약품을 의약분업 대상에서 제외시키자 약사회까지 강하게 반
    발하고 나서면서 정부와 의료계간의 의약분업 갈등이 의-약계간 분쟁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분업의 기본원칙을 뒤집은 조치』라며 상임이사 전원이
    회장에게 사퇴서를 제출한데 이어 20일 전국에서 200여명의 이사들이 참석
    하는 전체이사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불편 이미 시작=의료계 집단폐업을 하루앞둔 19일 일부 종합병원들
    이 응급환자를 제외한 환자들의 수술을 중단하고 조기 퇴원을 종용해 환자
    들의 불편과 불안이 가중됐다.
     또 폐업을 우려한 환자들이 진찰을 미리 받으려고 몰려 일부 병의원은 북
    새통을 이뤘고 일부 시민들의 「약 사재기」현상도 빚어졌다.

     더욱이 20일부터 전국 1만8천여 동네의원중 90% 이상이 문을 닫고 전국
    277개 대형 종합병원도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의 일제 파업으로 외래진
    료가 중단될 예정이어서 유례없는 의료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전
    국의과대학 교수들이 22일까지 정부의 조치가 없을 경우 교수직 사퇴와함
    께 진료에서 손을 떼기로 결의한 상태여서 이후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응급
    의료부문까지 마비되는 최악의 사태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대책 및 전망=정부는 414개 응급의료 지정기관과 국공립병원 44
    곳, 공공보건 의료기관들(보건소 243곳, 보건지소 1천272곳, 보건진료소 1
    천932곳)에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전국 128개 한방병원과 6천834
    개 한의원, 1만9천여개 약국을 비롯해 치과병원(42개), 치과의원(1만107
    개), 조산원(133개) 등도 오후 10시까지 연장근무토록 했다.

     정부는 의료계의 집단폐업시 불법행위자 사법처리 및 면허취소, 전공의
    의 입영조치 등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고 실제로 검찰은 폐업
    투쟁 주도 의사들에 대한 구속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4월 집단휴진으로 고발된 의료계 지도부와 이번 폐업에 따
    른 처벌 등으로 의사들에 대한 무더기 사법처리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커
    졌다.

     한편 정부와 의료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지만 집단폐업 투쟁은 초기
    3∼4일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의료계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투쟁을 표방하고 있지만 장기
    화될 경우 중소 병의원이 심각한 경영상 위협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고 정
    부 역시 의료파행이 그이상 계속될 경우 비상진료체계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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