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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3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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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농업 현장을 가다] (1) 진주시 금곡면 장생도라지

  • 기사입력 : 2006-02-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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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라지 하나로 세계를 제패하다"

    교과서에도 실린 `성공 신화'

    이성호씨 父子, 수명 3년인 도라지 21년 이상 다년생 재배법 개발

    차·캔디·피부미용품 등 생산… 97년 매출 2천만원서 작년 53억

      `농자천하지대박, 농업의 블루오션'

      진주시 금곡면 정자리 1218­9에 자리한 `장생도라지'(대표 이영춘·47)는 그야말로 우리땅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인 도라지로 고부가가치를 실현한 벤처농업의 대명사로 꼽힌다.

      세계를 통틀어 경쟁업체가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굳히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97년 2천700여만원이던 매출을 지난해는 53억원으로 올리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했고, 220만달러어치의 수출도 했다.

      237농가(작목반) 17만평에서 생산되는 21년근 이상의 도라지를 가공, 장생도라지 기(氣), 맥(脈), 정(精) 3종과 장생도라지 분말(전통방식으로 음건제조), 고급 한방차, 분말과 농축액으로 만든 한방기능성 캔디, 미스터 도라 앤 미스 라지 캔디, 이성호 생식, 피부미용품 로아시리즈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는 지난 2002년부터 연구, 개발하고 있는 주류 관련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단기간의 급성장과 함께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이 회사를 들여다보면 `농산물은 남따라 하면 절대 안된다'는 기본원칙 아래,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제품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다는 점과 일류 기업의 경영기법을 접목한 점, 경영자의 성실과 부지런한 점 등이 오늘의 장생도라지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는 것이 눈에 띈다.

      이같은 장생도라지의 경영기법과 노력은 모든 벤처농업의 교본으로까지 꼽히면서 실제 고등학교 지리교과서에 `도라지 하나로 세계를 제패하다'라는 내용이 수록되는 등 국내 각종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장생도라지가 이같은 성장을 이루기까지 순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회사 대표 이씨의 부친이자 장생도라지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이성호(76)씨의 곬 집념으로 보통 3년이면 수명이 다하는 도라지를 21년 이상 다년생으로 재배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 장생도라지 설립의 근간이 됐지만, 초창기에는 마케팅 능력의 부족으로 엄청난 고난을 겪으며 수십억원의 빚만 지고 있었다.

      이때 회사에 뛰어든 사람이 현재 대표인 이씨로, 당시 소위 잘나간다는 삼성계열사에서 인사팀장을 맡고 있었지만 부친의 간곡한 권유로 장생도라지 경영을 맡았다.

      이씨는 대기업에서 터득한 품질관리, 재무회계관리, 인사관리 등을 농업생산 부문에 접목시키는 한편 특유의 성실함으로 중앙부처와 국내 기업 등을 뛰어 다니며 얻은 각종 정보도 회사 경영에 반영하면서 회사는 날로 발전을 거듭, 오늘에 이른다.

      특히 10년 전부터 인근 진주국제대, 경상대 등 대학과 각종 연구기관과 협력, 도라지의 다양한 생리적 활성 및 신기능성 물질을 과학적으로 구명해 나가고 있어 산학협력이라는 용어가 생기기도 전에 학계와 손잡은 점도 고속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됐다.

      정도로 가면 끝을 볼 수 있고, 투명경영을 하지 않으면 기업은 살아남지 못하며,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이씨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구축을 급선무로 여기고, 지난해 정부지원금 11억원을 포함, 30여억원을 투입해 제대로 된 회사건물과 함께 최첨단의 생산라인을 완비하면서 기능성과 함께 기호성 제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난치성질환 치료제 등 특허 18건(국내 15, 국제 3), 상표등록 16건, ISO9001인증 등 수많은 지적재산권 보유 현황만 보더라도 이 회사가 연구개발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훈·포장을 비롯해 한국전통식품품질인증, IN­NO Biz 기업선정, 제12회 일가상 수상 등의 화려한 경력도 갖고 있다.

      국내에 서울사무소 등 25개 대리점과 일본, 미국, 홍콩 등 국외에 8개 대리점을 갖고 있으며, 매년 연말이면 종사원들과 함께 경영평가를 하는 등 회사 내적으로도 신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힘들고 안되는 이유로 시스템 부재를 꼽고 있는 이씨는 “우리 회사는 시스템을 이미 완비하고 있긴 하지만,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고 시기하고 질투한다면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기업가로서의 애로점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제야 마라톤의 출발선상에 와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작지만 강한, 매출 수천억원이 부럽지 않은 세계적인 건강식품 회사로 만들겠다는 자신감에 차 있는 이 대표를 보면 이 회사의 푸른 미래가 내다 보인다.  진주=강진태기자kangjt@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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