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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3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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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인물] 제1회 경남여성상 수상한 정행길씨

  • 기사입력 : 2007-07-09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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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 흘리는 여성 눈물 닦아준 반평생

    “옆 사람도 신경 좀 씁시다!”
    제1회 경남 여성상을 수상한 여성폭력방지경남협의회장 정행길(65·사천시 곤양면)씨. 여성주간(1~7일)을 맞아 경남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제 양성평등 사회는 도래됐다고 봐요. 그런데 여성들이 자기앞길 가기에 바빠서 옆을 잘 안 봐요. 옆에서 눈물 흘리는 여성들도 쳐다봐주고 도와줘야 하는데. 자신과 상관없는 게 아니거든요. 폭력은 악순환이고. 나중에 자신의 딸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1970년대 후반. 새마을부녀회장을 시작으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관심을 갖게 된 정씨는 당시만 해도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낮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여성인력이 사회에 진출하는 걸 목표로 일했고 이것이 아마도 대한민국 최초 여성운동이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유별난 열정 탓인가.
    새마을부녀회 중앙연합회장(1988~1999)까지 역임한 정씨는 97년 우연한 기회에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진주지부 소장직을 맡게 됐고. 이를 계기로 폭력 피해여성들의 인권보호운동에 발을 딛게 됐다.
    “소외된 곳에서 상처받는 여성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상담자의 대부분이 가정폭력 피해자였죠. 화도 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들을 위해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늘 고민했죠.”

    정씨는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위해 99년 진주가정폭력상담소를 개설했고 이어 2002년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내일을 여는 집’을 개관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각 지역의 가정폭력상담소 간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느낀 정씨는 같은 해 전국가정폭력상담소 시설협의회를 구성했고. 교육청 경찰청 의료기관 등 유관 기관들에 협조를 구해 같은 해 ‘여성폭력방지경남협의회’를 결성했다.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귀찮아하고 비협조적인 기관도 있었죠. 하지만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가정폭력의 심각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다들 인식하고 이제는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여성폭력방지경남협의회’는 전국적으로 가장 활성화된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그 예로 지난 5월 통영에서 전국 여성복지 상담소와 시설 종사자. 관계 공무원 등 500여명이 참가한 ‘제1회 전국여성인권대회’를 성황리에 유치한 것을 들 수 있겠다.

    반평생을 여성인권을 위해 일 해온 정씨. 하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계획을 조목조목 읊는 모습에 수상 이유를 볼 수 있었다.
    정씨는 앞으로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의 재활을 돕기 위한 직업훈련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활성화시키고. 다문화 가정 여성들이 소외받는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제1회라는 명분이 고맙기도. 계면쩍기도 하다”고 수상소감을 밝힌 정씨는 “늘 앞서서 도와주는 남편 덕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며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조고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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