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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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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연못

  • 기사입력 : 2008-1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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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요한 연못  - 조정권

     

    물 위를 헤엄친 눈송이,

    그 寒生.

    그 분은 침묵이었네, 한 번도 발설되지 않은 침묵.

    -계간『현대한국시』, 2008 여름 창간호에서

    ☞ 머리로는 도저히 해독되지 않는 시, ‘고요한 연못’을 한참이나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가 한 순간, 어떤 심연 속으로 아득히 빠져드는 듯한 기분이었는데, 마치 ‘눈송이’처럼. 그때 문득 ‘아, 내 생은 얼마나 춥고 가벼운 것이냐’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서늘하고 공허해졌다. 그러나 이내, 내 존재란 애초에 ‘그 분’에게서 나와 한낱 눈송이처럼 (파문 하나 남기지 못하고) ‘헤엄’치다가 한 순간 그 분에게로 녹아 들어가는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비로소 마음이 원시의 ‘연못’처럼 ‘고요’하고 평온해지는 것이었다. 아, ‘눈송이’처럼 흔적없이 사라지는 생이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오인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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