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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수능서 해방될 줄 알았는데" … 발걸음은 도서관으로

창원 일부 학교 고3 수험생 등교… "수업 힘들지만 다시 기운 내야지"

  • 기사입력 : 2017-11-16 13: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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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강진으로 수능이 1주일 연기된 가운데 수험생들은 갑자기 바뀐 일정 탓에 혼란과 부담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고사장으로 지정돼 원래는 휴업이 예정된 창원남고등학교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없애려고 고3에 한해 이날 오전 9시까지 등교하도록 했다.

    조용열 3학년 부장 교사는 "책을 완전히 버리진 않았지만 상당히 정리한 학생들도 있는데다 준비를 일주일 더 해야 한다는 생각에 학생들이 완전히 '멘붕'에 빠져 있다"며 "수험 생활을 같이 해온 교사와 학생들끼리 서로 모여서 다시 기운을 내고, 수능 준비를 무사히 마치자는 뜻에서 등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 교사는 "이날 수업은 힘들겠지만, 희망 학생에 한해 학교에서 자습을 실시하거나 향후 일정을 논의한 뒤 학생들을 귀가시킬 계획"이라며 "오전 중 회의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휴업한 학교의 수험생들은 도서관을 찾아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오전 8시께 의창도서관을 찾은 양모(고3) 군은 "어제는 친구들도 그렇고 다들 '멘탈이 붕괴'돼 힘들었다"며 "수시 합격한 아이들은 크게 동요가 없는 것 같은데 수능을 치러야 하는 친구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지진 때문에 (수능 연기가) 어쩔 수 없다는 걸 이해한다"며 "이제는 마음을 다잡고 공부하는 일만 남았다"고 각오를 다잡았다.

    비슷한 시각 역시 의창도서관을 찾은 고3 조모 군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조 군은 "오늘 수능을 마치고 해방될 줄 알았는데 일주일 더 준비를 해야 한다. (향후 대입 일정이 미뤄지면) 결국 방학도 더 줄어들지 않겠느냐"며 부담감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결국 수능은 연기됐으니 심기일전해서 다시 공부에 매진해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험생이 아닌 초·중학생들은 이날 큰 혼란 없이 등교했다.

    전날 저녁 등교 여부에 대해 일부 학교에서는 두어 차례 결정을 번복하기도 했지만 공지가 원활히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박소윤(40·여) 씨는 "아무래도 고3 위주로 얘기가 되다보니까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당장 논의가 안 된 것 같다"면서도 "중학생인 큰 아이의 경우 등교를 안 하기로 했다가 정상 등교를 하라고 했고, 그 이후 얼마 안 있어서 다시 원래대로 등교를 안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그래도 저녁에 공지가 다 돼서 결과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고사장으로 지정된 마산여고에는 사복을 입은 수험생이 수능을 보려고 학교를 찾았다가 행정실 숙직 직원으로부터 연기 사실을 듣고 발걸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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