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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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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연기 후폭풍] 여행·공연·수술 줄줄이 취소·연기

예약 취소 문의·변경 사례 속출
특수 기대한 여행사·병원도 혼란
교사 연수·모의고사 일정도 꼬여

  • 기사입력 : 2017-11-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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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포항 지진으로 2018학년도 수능시험이 일주일 연기됨에 따라 수험생들의 졸업여행과 교사 연수 등은 물론 해외여행이나 성형외과 수술 등의 예약 취소와 연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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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가운데 16일 오후 창원 남고에서 3학년 학생들이 자습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졸업여행·음악회 등 연기·취소= 수능 연기로 고3 수험생들의 졸업여행 일정이 꼬이고 있다. 양산 에덴밸리 리조트 관계자는 70여 명의 수험생들이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졸업여행차 리조트 예약을 했지만, 연기된 수능시험이 23일로 잡힘에 따라 기간이 겹쳐 일정을 변경하게 됐다고 전했다.

    수험생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각종 공연들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순연됐다. 창원시립예술단은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제일고·삼진고·한일여고·남산고·진해여고·성민여고 등 6개 고교를 방문해 수험생들을 위해 클래식, 합창, 무용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는 ‘2017 수험생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수능 연기에 따라 이를 부랴부랴 취소키로 결정했다.

    또 창원문화재단·경남대·창원대·LG전자는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산·학·연 공동 힐링프로그램’으로 20일부터 22일까지 창작뮤지컬 ‘사랑을 찾아요’와 오페라 ‘리골레토’를 공연키로 하고 마산여고 등 3개교 1000여명과 남산고·경일여고 등 7개교 1700여명의 수험생들을 각각 초청했으나, 수능 연기에 따라 시민들을 위한 공연으로 전환시켰다.

    학교 교사들도 교육연수 등 예정된 일정을 모두 변경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창원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사는 “수능 이후 단기방학이 예정돼 있어, 이 기간에 개인 여행계획을 세우거나 연수 일정을 잡았던 선생님들이 모두 취소하거나 뒤로 미뤄야 했다”며 “2학년 모의고사도 밀리는 등 일정이 많이 뒤틀렸다”고 말했다.

    ◆여행일정 변경 및 취소 문의 잇따라= 여행사에는 예약한 여행상품을 수능연기를 이유로 변경 및 취소를 원하는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도내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정확히 몇 통인지 파악은 안 되지만, 정신없이 울린다”며 “수능 연기 때문에 연기나 취소를 하겠다는 내용인데, 최대한 연기하는 방향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유례없는 수능 연기 발표 직후 내부회의를 통해 서둘러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나투어는 수험생과 수험생의 학부모 및 형제가 오는 20일까지 여행을 취소하면 30일 전에 출발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17일부터 23일까지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인원은 모두 4만9200여명인데, 이 중 수험생과 관련된 건이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되지 않는다”며 “도내 하나투어 각 대리점에 수능연기에 따른 상품 문의가 계속되는 것으로 아는데, 현재까지 취소는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성형외과·안과 수술 일정에도 영향= 수능 이후 수험생들이 쌍꺼풀 수술 등 미용성형을 많이 하는 경향에 따라 도내 성형외과도 수능 연기에 따른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 도내 한 성형외과 상담사는 “수능 연기가 발표된 다음 날부터 수술 일정을 바꿔달라는 전화가 수차례 왔다”며 “딸과 어머니가 함께 예약한 경우도 있다 보니 예약 일정이 한꺼번에 바뀌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 직후 라식·라섹 수술을 하려했던 수험생들도 일정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창원의 한 안과전문병원 관계자는 “시험 바로 다음날인 17일 3명의 손님이 라식·라섹 검사 및 수술을 예약했다가 곧바로 일정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수험생 희비 엇갈려= 수능이 연기되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모(18·진주시)군는 “수능 끝나고 주말에 친구들과 서울로 놀러가기로 했는데, 다시 책상 앞에 앉으니 답답하다”고 했다. 김군은 시험 전날에 꼭 필요한 책만 남겨두고 모두 처분했다가 급히 학원에서 문제지를 복사해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반해 이모(18·창원시)양은 “솔직히 공부를 많이 안 해서, 이건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수능 다음날부터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는데, 일하는 걸 뒤로 미루다가 잘릴 뻔했다”고 했다.

    음악대학을 가기 위해 서울에서 대입을 준비하는 재수생 윤모(21)씨는 수능 전날인 15일 고향인 창원으로 왔지만, 갑작스런 수능 연기로 다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윤씨는 “서울 학원에서 기타와 작곡 레슨을 받고 있다. 일주일간 창원에 머무를 수가 없어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허탈해했다.

    이준희·안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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