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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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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저자도 없는 교과서로 교육하려는가?

  • 기사입력 : 2007-06-20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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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을 불러야 하고,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특히, 친인척이라면 곤란한 경우를 경험하기도 한다. 어렵다고 말하는 가정언어를 초등학교 4학년 2학기와 중학교 1학년 때 배우게 된다. 그런데 도덕은 국어의 종속학문이 된 지 벌써 오래다. 국어사전에 수록되지 못한 말은 도덕교과서에 실릴 수 없다. 이치에 맞지 않아도 국어사전의 내용을 따르니, 도덕이란 개별 학문이 되지 못한다.

      도덕에서 가정언어는 전통예절의 언어 부분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 생활의 길잡이 `추석날'이란 단원의 저자는 가짜다. 2007학년도 교과서는 수정하기로 하였으나 중학교 교과서는 아직까지 누군지도 모르고 있다. 저자로 인쇄된 당사자는 저자가 아니라고 한다. 중학교 도덕교과서 198쪽을 보면 〈가족간의 올바른 호칭〉이란 표가 있다. 표의 형태부터 이해하기 곤란하다. 남편과 아내가 부르는 말을 위, 아래에 배치하였지만 크기가 달라 일컫는 말인지 부르는 말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도록 하였다. 이러니 저자로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저자도 없는 교과서로 학생을 교육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런 사실을 중학교 도덕 교사는 알고 있는지 묻고싶다. 교과서의 내용 일부가 수정되어도 수정된 사실도 모르는 교사가 많다. 교사용 지도서를 선생이 구입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이미 가지고 있다면 재 구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교육행정이다. 교과서의 내용이 조금이라도 변경되면 교사용 지도서는 정부가 무상으로 지급해야 한다. 교사가 바뀐 내용을 모르고 있는데, 학생이 바뀐 내용을 배울 수 없다. 이런 문제는 교사 스스로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

      도덕교과서는 `호칭'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호칭'은 무엇인가? 부르는 말과 일컫는 말이 합해진 단어다. 그러나 부르는 말로만 알고 있다. 그 사람이 나와 어떤 관계인가? `칭'이다. 걸림말이며, 관계를 설명하는 말이다.

      언제까지 도덕교과서를 국어사전의 뜻풀이용으로 방치할 것인가 도덕 선생에게 묻는다. 더 이상 저자도 없는 교과서로 교육하면 안 된다. 바른 행동은 가정과 사회에 모두 필요하다. 도덕교과서다워지길 기대한다.  최현영(창원시 용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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