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자 25시] 49기 박기원 (2) 계륵수습기자는 계륵 같은 존재다. 경험이 없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없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혀 둘 수도 없다. 사용처가 불분명한 수습은 중한 업무를 맡기 위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한다. 매일 아침 회사 앞에 도착해 다짐한다. 오늘도 내 몫은 해내자고. 계륵이 되지 말자고.
지난 일주일 동안 입보다 귀를 많이 열었다. 선배님들의 가르침을 귀 쫑긋 세워 머릿속에 새겼다. 긴장한 탓인지, 많은 것을 들은 탓인지 돌아서면 희미해져버리는 기억을 되찾으려 애쓴다. "선배님 잘 못 들었습니다"를 연신 반복한다. 교육대에 갓 ...박기원 기자 2017-03-28 14:34:08
[수습기자 25시] 49기 이한얼 (1) 운동하던 마산 촌놈, 펜을 들다2017년 1월 13일, 경남신문 수습기자 최종합격자 명단에서 내 이름 석 자를 확인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마침내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소위 청년 취업 빙하기에 운 좋게 취직한 기쁨에 취해 며칠을 만끽했다. 그렇게 허송세월도 지쳐갈 때 즈음 나의 26년을 돌이켜 봤다. 걸음마 떼고부터 나의 인생은 중도 아니고 속인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 '비승비속(非僧非俗)'으로 대변되겠다. 중학교 1학년 때 내 성적은 중위권을 맴돌았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재능이 없던 것이 아니라 공부가 재미없었던 것 같다. 공부에 흥미도 느끼지 ...이한얼 기자 2017-03-23 14:07:24
[수습기자 25시] 49기 조규홍 (1) 내가 경남신문에 오기까지<시작하면서: 경남신문 신입기자들이 겪은 좌충우돌 수습과정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중계하는 '수습기자 25시'를 시작합니다. '수습기자 25시'의 주인공들은 지난 2월 1일, 경남신문 49기로 입사한 수습 트리오, 박기원·조규홍·이한얼 기자입니다. 이 열혈 청춘들의 생생하고도 달콤쌉사름한 편집국 생존기를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X줄이 탄다는 느낌이었다. 진짜 직장(直腸)이 아니더라도 몸 속 어떤 것이 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난 취업 준비 때가 그랬다. 기자를 늦게 준비하면서 조급증은 더 컸다. 그럼 왜 늦었...조규홍 기자 2017-03-21 17:30:10
[수습기자 25시] 49기 박기원 (1) 일신상의 사유<시작하면서: 경남신문 신입기자들이 겪은 좌충우돌 수습과정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중계하는 '수습기자 25시'를 시작합니다. '수습기자 25시'의 주인공들은 지난 2월 1일, 경남신문 49기로 입사한 수습 트리오, 박기원·조규홍·이한얼 기자입니다. 이 열혈 청춘들의 생생하고도 달콤쌉사름한 편집국 생존기를?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짓다'라는 단어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적인 것들과 호응한다. 밥을 짓다. 글을 짓다. 집을 짓다. 심지어 옷도 짓는다는 표현을 쓴다. 우리말 '짓다'는 사람들의 의식주와 밀접...박기원 기자 2017-03-20 18:29:59
[살롱] 30대 반강제 전원생활 (60.끝) 사는 집지난 2015년 9월 13일 '30대 반강제 전원생활 (1) 사는 집을 소개합니다'를 시작으로 글을 썼던 것이 벌써 60회에 이르렀습니다.
제목에서 알다시피 30대에 전원생활을 시작했는데 오랬동안 글을 쓰다보니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어휴~~~ 시간 정말 빨리 갑니다... ㅠㅠ
사이좋게 잘 어울리는 녀석들.
요즘 출퇴근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면 여기저기 주택을 짓는 모습이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한동안 전원주택 붐이 일면서 창원시 의창구 동읍 일대의 모습도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여기저기 전원주택 단지가 조...이민영 기자 2017-02-12 19:28:24
[살롱] 30대 반강제 전원생활 (59) 어쩌다 동물농장한동안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지만 어느새 지난 4일 입춘이 지났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난 후 마당의 기운이 약간 달라진 것이 느껴집니다.
한쪽 구석에는 이른 측면이 있지만 푸른빛을 도는 새싹이 보이기도 합니다.
조만간 봄이 오려나 봅니다.
전원생활을 하면서 아들은 종종 심심하다는 말을 내뱉고는 합니다. 그것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주변에 또래의 친구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원생활을 하면 어디서나 겪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들과 자주 놀아주기도 하지만 한...이민영 기자 2017-02-05 15:38:14
[살롱] 일상탐독 (40) 김용택/그동안나는 지금까지 많은 잘못과 과오를 저질러 왔는데,아마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럴 것이다.
반성하거나 조심하는 마음과는 상관없이그 자체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어떤 필연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내게 닥쳐올 미래는자비로운 면보단 무자비한 측면이 조금더 많을지도 모르고솜사탕인 줄 알고 베어먹어보면 깨진 유리조각일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땐 가슴을 치며 울기도 하겠지.우는 건 분명 슬픈 행위이지만그러나 따지고보면 딱히 애달프고 측은할 것도 없지 않은가.다들 혼자 울 때 있지 않은...김유경 기자 2017-02-03 15:09:36
[살롱] 30대 반강제 전원생활 (58) 배달의 민족?설 명절도 금방 지나가 버렸습니다.
가는곳마다 차가 밀리는 등 짜증도 나지만 오랫동안 못봤던 친인척들을 만나면 그 또한 금방 풀리고 맙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는 한주가 됐습니다.
우리 가족 또한 설 명절을 별탈없이 무사히 보내고 집으로 일찍 돌아왔습니다.
왜냐하면 집에서 기다리는 강아지, 닭, 고양이 등 식솔들이 적지않기 때문입니다.
항상 어디를 가면 눈에 밟히는 녀석들이라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이것이 가끔 미치도록 먹고 싶을때가 있다. ㅠㅠ
...이민영 기자 2017-01-30 16:52:50
[살롱] 일상탐독 (39) 윤분이/컵피 1 인간이 한 권의 책이라면, 그 책의 행간은 그가 겪어왔던 온갖 고통들로 빼곡히 채워지리라. 지극한 행복이 아니라 지순한 고통으로. 나는 늘 '인간'이라는 문제에 대해, 그렇게 생각해왔다. 2 나는 매일 아침 두 권의 노회한 책을 읽는다. 오래됐고, 오래됐기에 어딘가 뒤틀려 있고, 뒤틀려 있기에 난해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책들.
3 호호 불면 입김이 나는 겨울 아침, 차에 시동을 건 뒤 잠깐 시선을 밖으로 돌리면 첫 번째 책이 어기적어기적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김유경 기자 2017-01-20 14:54:35
[살롱] 일상탐독 (38) 오은/계절감 택자가 우리 집에 들락거리기 시작한 것은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오후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웬 늙은 아낙 하나가 챙이 커다란 모자를 쓰고 집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풀을 뽑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놀란 제가 토끼눈을 하고 쳐다봤더니 택자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딸래민가베?'하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지 않겠습니까. 10년도 더 전의 일이니 택자도 아직은 완연히 할머니 태가 났다고 보긴 어렵겠습니다만, 어쨌거나 여고생인 제 눈에 택자는 ...김유경 기자 2017-01-16 14:30:07
[살롱] 30대 반강제 전원생활 (57) 겨울 필수템 '내복'이번 주말동안은 갑자기 불어닥친 강추위로 인해 가족의 외출은 꿈도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당에 있는 작은 물웅덩이도 추위에 꽁꽁 얼었습니다.
강아지와 고양이, 닭의 물그릇도 모조리 다 얼었습니다. ㅠㅠ
아침마다 얘네들 밥 주는 일도 곤혹입니다.
강추위에 마당에 있는 물웅덩이가 꽁꽁 얼었다.
거실과 방도 전보다 추워졌습니다. 이로인해 화목보일러에 때는 장작나무의 양을 배로 늘렸습니다.
그래도 이번 강추위에는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전원생활을 하면서 겨울만 되면 찾게 되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그것...이민영 기자 2017-01-15 17:37:39
[살롱] 일상탐독 (37) 황정은/복경 여자를 처음 본 건… 10월 말에서 11월 초순 사이였을 것으로 기억된다. 탐욕스럽게 두 눈을 희번덕이는 많은 여자들 사이에서였다. 여자는 제대로 먹지 못해 발육이 늦은 불우한 여고생처럼 왜소한 몸으로, 뿌리가 하얗게 샌 머리를 한 가닥으로 질끈 묶고 서 있었다. 화장을 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 창백한 얼굴 가운데 입술만 빨갰다. 겨울외투에 어울리는 산뜻한 스카프를 사러 그곳에 갔었다. 때문에 바탕은 어둡게, 그 위에 새겨질 문양의 색은 밝게, 패턴은 자잘하고 섬세하게 들어가 있는 것으로. 이왕이면 ...김유경 기자 2017-01-06 14:26:59
[살롱] 30대 반강제 전원생활 (56) 황금알안타깝게도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으로 확산돼 가금류 사육농가를 초토화시키고 있는데요.
이로인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있죠.
바로 계란 가격의 폭등입니다. 평소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닭들이 석축 사이로 알을 숨겨놓았다.
AI로 인해 살처분되는 가금류가 늘어나면서 계란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결국 계란 30개들이 1판의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요.
그야말로 계란 가격의 대란이 현실화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민영 기자 2017-01-01 18:36:35
[살롱] 30대 반강제 전원생활 (55) 산타가 왔다크리스마스도 끝나고 올해도 몇일 남지 않았습니다.
얼마남지 않은 2016년 한해.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찾아왔습니다.
이맘때가 되면 아이들은 산타할아버지가 전해주시는 선물을 기대하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만 당시 박하사탕(?)을 선물받은 기억이 생생합니다.
박하사탕이라니..... (ㅡ_ㅡ)
어쨌든 아침에 머리위에 있는 쪽지와 선물을 보고 좋아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는 진짜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갔다고 믿고 아이들에게 자랑을 했었지...이민영 기자 2016-12-25 18:55:08
[살롱] 일상탐독 (36)김소연/이별하는 사람처럼 처음부터 결혼하자 덤비던 남자가 있었다. 차를 마시자 해서 마셨더니 밥을 먹자고 했다. 밥을 먹었더니 술을 마시자 했다. 술을 마셨더니 술도 깰 겸 좀 걷자고 했고 걷기 시작하자 불쑥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싶어요. 결혼 시기는 내년 봄쯤이 좋겠다고도 했다. 그게 모두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주면 받고, 끌면 끌리고, 떠밀면 떠밀리는, 그런 사람이었고 그는 적어도 내 눈에는, 상당히 직관적이고 과단성이 풍부한 남자로 보였다. 이렇게 흘러가는 거구나. 나는 두 손을 주...김유경 기자 2016-12-23 1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