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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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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가 주인공 (2) 수영 경남체고 상서연

“고교 마지막 전국체전서 2관왕 도전”
키 178㎝ 쇼트머리 여고생
작년 전국체전 금·은메달 수확

  • 기사입력 : 2022-02-14 21: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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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가 고등학생으로서 마지막으로 참가할 수 있는 전국체전인 만큼 기록을 줄여서 2관왕을 차지해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9일 찾은 진주학생수영장. 기자 앞에 훤칠한 키의 짧은 머리, 숫기가 없는 학생이 서 있다.

    “안녕하십니까. 경남체고 2학년 수영선수 상서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갑작스러운 자기소개와 인사에 깜짝 놀랐다. 기자 앞에 서 있던 학생이 남학생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여학생, 상서연 선수였다. 키는 178㎝ 정도에 다소 마른 체격. 쇼트커트를 한 머리와 중성적인 이미지 때문인지 못 알아본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상서연과 첫인사를 나누고 수영장으로 들어섰다.

    상서연은 지난해 10월 경상북도 일원에서 열린 제102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여고부 수영 종목에 참가해 배영 50m 금메달, 배영 100m 은메달을 땄다. 배영 부문 단거리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진주학생수영장에서 경남체고 상서연이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9일 진주학생수영장에서 경남체고 상서연이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상서연은 코치의 지도로 다른 선수들과 진주학생수영장에서 오후부터 연습을 하고 있었다. 다소 어색한 표정과 함께 수줍어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여고생이었다.

    고교생으로서의 마지막 해를 맞이하고 있는 상서연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녀는 수영을 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처음에는 재미 삼아 오빠를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그런데 점점 물이 좋아지고 조금씩 배워오던 수영이 재미있어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선수 생활에 대한 진로에 대해 어머니가 많이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응원을 해주셨다고.

    그녀는 태몽에 대해서도 좀 특이했다고 말했다. 밭에 빨간색 고추가 많이 열려 있었고, 그 고추들이 아주 예쁘게 거꾸로 서 있었다고. 그래서 그런지 앞서 기자가 남자로 착각할 만도 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어쨌든 상서연은 그렇게 수영선수의 길을 택했다. 상서연은 첫 대회에 대해 긴장을 했던 탓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첫 소년체전 선발전은 달랐다. 당시에는 아무것도 몰랐을 때라 긴장을 별로 하지 않았다고. 또 아무도 기대를 하지 않은 대회였는데 좋은 성적으로 대표로 선발되면서 기억속에 남아있다.

    그녀는 수영의 매력에 대해 “물속에서 내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여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또 출발하기 전 어떤 생각이 드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녀는 담담하게 “긴장감도 있지만, 연습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연습 때 처럼만 하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어릴 때부터 롤모델은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였다. 마이클 펠프스의 끈기 있는 노력이 존경스럽고 본받고 싶다고.

    그녀 또한 누구나 겪는 슬럼프가 온 시기가 있었다. 그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코로나로 인해서 모든 시합이 다 취소가 됐었는데 그때 진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며 “선수 생활을 하면서 수영이 싫어졌던 생각이 처음 들었다. 그래도 옆에서 같이 훈련하는 선배님과 친구들이 있어서 겨우 버티면서 훈련을 했었고,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시합이 조금씩 열리면서 시합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극복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수줍게 V자를 들어보이는 상서연.
    수줍게 V자를 들어보이는 상서연.

    하지만 그녀는 출발에서의 실수가 자신의 큰 약점이라며 아쉬워하면서 앞으로는 이를 만회하고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서연을 옆에서 지켜봐 온 김성영 경남체고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그녀의 노력을 잘 알기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그녀를 중학교 3학년에 처음 봤는데, 그때도 마른 체격에 짧은 머리가 인상적이었다. 마음이 여리고 착하고 수줍음이 많은 앳띤 모습이었다”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반면에 “자기관리를 매우 철저히 한다. 매일 하루하루를 반성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 고된 훈련을 통해 흔들리기 쉬운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승부욕과 성취욕이 강하고, 성실한 점은 본받을 만하다”며 “앞으로도 남은 1년동안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목표인 2관왕에 오르길 희망한다”고 응원했다.

    글·사진=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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