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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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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가 주인공] (5) 자전거 진영고 박은비

“실업팀 입단 꿈꾸며…오늘도 힘찬 페달”
작년 전국체전 은·동메달 획득
일반 학교서 전문 훈련 없이 성과

  • 기사입력 : 2022-03-07 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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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최대한 기량을 끌어 올려서 원하는 실업팀에 입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은비(김해 진영고 3년)는 올해 자신의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은비는 지난해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경북 구미 일원에서 개최된 ‘제102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자전거 2㎞ 개인추발과 500m 독주 종목에 참가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체육계에서도 박은비는 후보군(전국 상위급)에 속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대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매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지난 3일 김해 진영고를 찾아 박은비 선수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3일 김해 진영고에서 박은비 선수가 자전거를 곁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3일 김해 진영고에서 박은비 선수가 자전거를 곁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만난 박은비는 수줍음이 아주 많은, 그냥 보통의 어린 소녀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을 바라볼 때면 왠지 모를 강한 기운과 열정이 느껴졌다.

    그녀는 자전거 선수를 지낸 아버지의 권유로 자전거 선수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쯤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설득을 하셨다. 그래서 자전거를 시작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프로선수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닌 운동도 할 겸 공부도 하려고 시작을 했는데 이후 전문적으로 하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성적에 대해 큰 욕심은 없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히려 솔직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성적 같은 경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쉬운 점은 없다”며 “시합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좀 더 훈련을 많이 했더라면, 기량이 더 좋아져서 더 좋은 기록을 세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성적은 자신이 흘린 땀방울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라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지난 전국체전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것에 대해 아쉬운 점은 없다고 털어놨다. 오히려 운이 좋았던 것이라면서 겸손했다.

    그녀는 “지난해 전국체전을 처음 뛰었다. 보통 시합에서는 예선과 결선이 없이 단번에 끝나야 하는데 예선과 결선을 치르다 보니 체력적으로 딸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좋은 기록이 나왔다”고 수줍어했다.

    또 그녀는 “어머니가 열 손가락에 모두 금반지를 끼고 있는 태몽을 꾸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조만간 금메달은 박은비 선수에게 돌아갈 것 같다”는 기자의 한마디에 그녀는 “아직은 금메달을 개인의 노력으로 따지 못했지만, 곧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3일 김해 진영고에서 박은비 선수가 자전거를 곁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3일 김해 진영고에서 박은비 선수가 자전거를 곁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녀는 “오토바이처럼 기계적인 조작이 아닌 오로지 나 자신의 힘으로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며 자전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모든 운동이 그렇듯 힘든 시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마련, 그녀도 한때 힘든 적이 있었다고.

    그녀는 “중학교 3학년 무렵, 시즌이 끝나고 전국 단위에서 선발돼 합숙 훈련을 한 적이 있다”며 “당시 소년체전이 끝나고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에 참여했는데 다른 애들에 비해 뒤처지는 느낌이 들어 속상했다”고 말했다. 또 “고등학교 1학년 때에는 해외 전지훈련에 선발돼 참가했는데 그때도 많이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고 기록도 잘 나오지 않아 힘들었다”며 “하지만 학교에 복귀한 후 훈련에 정신없이 매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됐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지난 3일 김해 진영고에서 박은비 선수가 자전거를 곁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3일 김해 진영고에서 박은비 선수가 자전거를 곁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녀는 “자전거가 아니었다면 다른 아이들처럼 공부하고 애들과 놀러 다니고 있었을 것 같다. 지금은 운동을 많이 하다 보니 공부에 조금 소홀할 수밖에 없는데,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공부를 잘해서 뭔가 큰일을 쳤을 것 같다”며 머쓱해 했다.

    그녀는 올해 고등학생으로서 마지막 해를 맞았다. 이에 그녀는 올해 목표에 대해 “좋은 실업팀으로 입단하기 위해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올해 목표다”며 “실업팀은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 가기가 힘들다.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은비 선수
    박은비 선수

    박은비의 아버지이기도 한 박한근 코치는 “장점은 파워가 좋다는 것이다. 늘 포기하지 않고 끈기있는 모습이 장점이다”며 “그러나 제대로 훈련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게 아쉽다. 엘리트 코스가 아닌 일반 학교에서 교육을 다 받고 남는 시간에 훈련을 하다 보니 체계적으로 훈련을 하는데 제약이 많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글·사진=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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