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2일 (목)
전체메뉴

내일은 내가 주인공 (4) 씨름 충무고 최이건

“기량 키워 장사 타이틀 거머쥐어야죠”
지난해 도민체전 용장급 우승
전국체전 청장급 금메달

  • 기사입력 : 2022-03-01 22:32:34
  •   
  •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최고보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

    최이건(충무고 3년)은 씨름계에서 꾸준한 성적을 거두며 떠오르는 유망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제102회 전국체육대회에 청장급(80㎏ 이하)에서 금메달을 들어올리면서 경남이 금 23개 등으로 고등부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는 데 기여했다. 최이건은 같은해 10월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8회 학산배전국장사씨름대회 용장급(85㎏ 이하)에서도 우승하면서 올해도 그의 행보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충무중학교 동백관에서 최이건이 씨름에 사용하는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5일 충무중학교 동백관에서 최이건이 씨름에 사용하는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에 진학한다. 그는 마지막 고교생활을 후회 없이 마무리 하고 싶은 마음에 하루하루를 오로지 씨름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통영 충무중학교 동백관에서 연습중인 그를 만났다.

    처음 만난 최이건은 남자가 봐도 약간의 부러움을 살만한 체격에 인상도 좋아 보였다. 키 175㎝에 몸무게 90㎏, 군살이 전혀 없이 탄탄한 체격에서 나오는 힘은 옆에서 보기만 해도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씨름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웃으면서 지금 감독님 덕분이라고 말했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그는 하체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튼튼하다 보니 조정헌 감독의 눈에 띄게 됐고, “씨름 한번 하러 오면 치킨을 사주겠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해 씨름장에 가 본 것이 씨름을 시작하게 된 이유라면서 크게 웃었다. 당시 그는 유도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고. 부모님도 애초 유도 선수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던 찰나 직접 씨름을 하겠다고 설득하자 적극 응원해줬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충무중학교 동백관에서 최이건 선수가 씨름에 사용하는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이민영 기자/
    지난달 25일 충무중학교 동백관에서 최이건 선수가 씨름에 사용하는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이민영 기자/

    “아주 큰 술잔에 황금 구슬이 있었는데 술이 가득했다. 그 술을 모두 마시고 황금 구슬을 꺼내 들었다.”

    최이건은 자신의 태몽에 대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태몽부터 심상찮은 기운이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 걸까. 그는 최근 대회에서 엄청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60회 경남도민체육대회에서도 용장급(85㎏ 이하)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그러나 그에게도 잠깐의 슬럼프가 있었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 3개의 전국대회 시합을 막말로 “말아먹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2학년에 올라가면서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고, 결국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등 집중을 하지 못하면서 자신감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금방 털어내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10월에 있는 전국체전을 목표로 열심히 연습했다고. 그는 당시 아무것도 안 되니까 초심, 그때는 오로지 씨름만 생각하고 미친 듯이 연습을 한 결과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슬럼프를 이겨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운동하면서 늘 가족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습장 한편에 명언이 있다며 ‘지금 내가 드는 무게는 부모님의 삶의 무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문구를 늘 머릿속으로 되뇐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5일 충무중학교 동백관에서 최이건 선수가 씨름에 사용하는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이민영 기자/
    지난달 25일 충무중학교 동백관에서 최이건 선수가 씨름에 사용하는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이민영 기자/

    그는 씨름의 매력에 대해 “힘대 힘, 힘으로 겨뤄서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기술과 힘을 이용해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그 자체에서 희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늘 한단계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아쉽다”며 “지금 곁에 계신 조정헌 감독님이 롤 모델이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강한 멘탈에 제게 힘이 되어주는 든든하신 분이다”고 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씨름 선수라면 당연히 장사가 꿈이다”며 “하지만 현재 고등학교 3학년으로, 일단 기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마무리했다.

    이에 조정헌(51) 감독은 “처음 봤을 때 눈빛이 살아있었다. 성격도 강해 보이고 해서 권했는데, 5학년 전국대회에 처음 참가해 1등을 해서 놀랐다”며 “타고난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다. 이를 기술적으로 응용하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만은 금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의 성장을 위해 도움을 준 통영시와 통영시체육회, 고향 통영의 후진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풍해문화재단 등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얼마전 고인이 된 이철성 풍해문화재단 이사장의 뜻을 선수들과 함께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이건의 좌우명> “지금 내가 드는 무게는 부모님 삶의 무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글·사진= 이민영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이민영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