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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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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세우고 배 묶고… 태풍 대비‘안간힘’

경남 전역 ‘카눈’ 영향권

  • 기사입력 : 2023-08-09 20: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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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항 선박 결박하고 육지로 올려
    모래주머니 쌓고 차수벽 가동도
    학교 원격수업·지리산 전면통제
    강풍 대비 전동킥보드 등 수거도


    9일 경남 전역이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면서 행정당국과 시민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차수벽을 세우고,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관련기사 3면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접어든 9일 오후 창원 진해구 명동마을에 어선들이 육지에 올려져 있다./성승건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접어든 9일 오후 창원 진해구 명동마을에 어선들이 육지에 올려져 있다./성승건 기자/

    이날 오후 1시께 찾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광암항에는 피항 온 어선들로 가득했다. 일부 선장들은 피항을 와서 결박 작업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선장 박모(50)씨는 “태풍이 온다고 해서 오전에 복귀 선박을 결박했는데, 혹시 몰라 잘됐는지 확인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장 이모(47)씨는 “원래 지금 시간에는 바다 양식장에 나가서 수확 작업을 해야 하는데 태풍 때문에 일을 못 하고 있다”며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에 양식장이 유실될까 봐 더 걱정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오후 1시부터는 마산구항 방재언덕에서 차수벽(기립식 방조벽)이 가동됐다. 차수벽은 태풍 상황을 고려해 운영 기간이 정해질 방침이다. 차수벽은 높이 2m, 폭 200m 규모로 20개가 이어져 있고, 고정식으로 설치된 높이 2m 강화유리 벽까지 포함하면 해안선을 따라 1㎞가량 이어진 거리 벽이다. 파도와 폭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인명·재산 피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인근 마산어시장 근처 한 병원에서는 입구에 모래주머니를 쌓으며 만약의 침수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달 폭우로 인해 도로 사면이 유실됐던 진해구 가주터널 인근 도로 사면에는 가로 26m 높이 7m의 가설 방호벽이 설치돼 있었다. 방호벽 뒤편에는 모래주머니가 성인 남성 키 높이만큼 쌓여 있었지만, 암반이 적나라하게 노출돼 토사가 유실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진해구청 안전건설과 관계자는 “강화 옹벽을 설치해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해서 임시로 가설 방호벽을 설치해뒀다”며 “재난관리기금으로 10억원을 신청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점검 기관에서 높이 7m 정도로 방호벽을 설치하면 유실을 막아낼 수 있다고 했고 오늘 아침에도 결박 작업차 현장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중인 9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삼포마을 차량 주차장에 선박들이 피항해 있다./김승권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중인 9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삼포마을 차량 주차장에 선박들이 피항해 있다./김승권 기자/

    ◇모든 학교 ‘원격수업’= 경남교육청은 태풍이 북상함에 따라 10일에는 도내 모든 학교에서 원격 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대부분 학교는 방학 중으로, 10일 기준 개학이 예정된 학교를 포함한 정상 등교하는 학교는 총 222곳이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유치원 112곳, 초등학교 9곳, 중학교 29곳, 고등학교 70곳, 특수학교 2곳 등으로, 9일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10일에는 모두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다.

    또 경남교육청은 소속 모든 기관과 학교에 학생 안전 확보, 선제적 학사 운영 검토 등을 권고했으며, 상황단계별 비상근무 계획도 마련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위험구역 통제·폐쇄= 창원시는 태풍 피해를 막고자 청소년 시설을 10일 하루 폐쇄한다고 밝혔다. 대상 시설은 △봉림청소년문화의집 △마산청소년문화의집 △진해청소년문화의집 △우리누리청소년문화센터 △늘푸른전당 △봉림청소년수련관 △진해청소년수련관 △진해청소년전당 △진해청소년야영장 등이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도 태풍으로 인해 정규 탐방로를 9일부터 전면 통제했다. 통제 탐방로는 백무동~천왕봉, 중산리~천왕봉, 거림~세석평전 등 총 26개 구간 137.31㎞이다. 태풍 특보가 해제된 뒤 안전 점검 후 출입이 가능하다. 지리산둘레길(하동)도 태풍 소멸 시까지 출입이 전면 통제된다.

    ◇강풍 대비 이동조치= 창원시는 태풍이 동반한 강풍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한 수거에 나섰다.

    시는 카카오T바이크와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각 운영사에 공문을 보내 개인형 이동장치를 수거하고,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태풍 카눈의 강도는 ‘강’으로 열차가 탈선될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무방비로 주차된 개인형 이동장치가 자칫 태풍에 날아가 도로의 ‘흉기’로 변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현재 창원시에는 8개 업체가 전동킥보드 3080대, 전기자전거 550대를 운영 중이다.

    실제 9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일대를 둘러보니 이전과는 다르게 전동킥보드나 카카오T바이크가 눈에 띄게 줄었다. 창원대 앞에는 원래 카카오T바이크가 여러 대 주차되어 있었지만 이날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아울러 시는 태풍 소멸 때까지 공영자전거 누비자 또한 운행을 중단한다. 창원시 관계자는 “태풍이 상륙하기 전까지는 관내 모든 개인형 이동장치를 수거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방침이다”라며 “개인형 이동장치가 바람이 많이 불거나 침수되는 곳에 있으면 시민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기에 이 같은 조치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10일 아침 통영 상륙= 카눈이 10일 아침 통영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10일 오전 3시께 통영 남쪽 약 140㎞ 부근 해상을 지나 오전 9시께는 통영 서쪽 약 30㎞ 부근 육상에 상륙할 전망이다. 카눈은 열차가 탈선될 수 있는 ‘강’ 위력으로 상륙하지만 이후 ‘중’으로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눈은 이후 오후 3시께 청주 남남동쪽 약 60㎞ 부근으로 진입하며 경남은 태풍 영향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태풍 영향으로 9일부터 10일까지 경남에는 100~300㎜ 비가 내릴 전망이다. 경남 남해안과 서부 내륙에는 400㎜ 이상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박준혁·김영현·김태형·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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