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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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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신공항 건설 또 백지화…지역여론 충격·반발·원망

홍준표 지사 “전문가 영역 벗어나 정치문제 비화…수용할 수밖에”

  • 기사입력 : 2016-06-2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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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남권 신공항이 또다시 백지화되면서 밀양을 내세웠던 경남·경북·대구·울산 등 4개 시·도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용역사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지난 2월 중간발표회 때만 해도 김해공항의 시설 확장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21일 정부와 용역사의 발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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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후 밀양시청 소회의실에서 영남권 신공항 건설지 발표를 지켜보던 박일호 밀양시장이 신공항이 또다시 무산되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나가고 있다./전강용 기자/

    ◆도민 충격=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밀양 우위를 점쳤던 경남도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며 적잖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지난 10년간 두 번에 걸쳐 대선공약까지 된 사안을 정부가 또다시 무산시킨 데 대해 도민들은 “우롱당했다.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주로 내놨다.

    이학석 경남도 공보관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추후 입장을 정리해서 밝히겠다”며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밀양 후보지 제안 작업에 참여한 경남발전연구원 송기욱 박사는 “결국 정치적으로 결정났다. 김해공항 확장은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새로운 후보지를 물색했던 것이다. 이런 결론이 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수도권 전문가들의 영남권 신공항은 필요없다는 입장을 정부가 그대로 따른 결정이다”고 허탈해했다.

    남부권신공항범시도민추진위원회는 이날 대구상공회의소에서 방송보도를 지켜보다 백지화 결정이 나자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정부가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 얼토당토아니한 결정이다, 지역주민의 염원을 또 한번 무시했다”며 “다시 한 번 뭉쳐 신공항 건설 의지를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또 5개 시·도의 유치 자제 약속을 어기고 과도한 유치운동을 벌인 부산지역에 대한 원망의 소리도 나왔다. 부산지역은 가덕도가 아니면 불복하겠다며 대규모 집회와 지지 방문 등 과도한 유치운동을 벌여 빈축을 샀다.

    ◆홍 지사 “정치적 결정이지만 수용할 수밖에”=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날 오후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해공항 확장은 정치적 결정이지만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다시 일부 정치인들이 지역 이기주의에 매몰돼 신공항 문제를 영남권 전체 갈등으로 몰고 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신공항 문제는 이미 전문가 영역을 벗어나 정치적 문제로 비화돼 정부로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 문제는 국가백년지대계다. 경남의 입장에서만 바라봐서는 안된다. 김해공항을 확장해 신공항을 대체할 수 있으면 좋은 일”이라고 했다.

    반면 권영진 대구시장과 박일호 밀양시장은 정부의 결정에 반발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정부의 이번 결정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10년 전으로 돌리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다”고 밝혔다. 또 “신공항 추진은 ‘김해공항 확장으로는 영남권 항공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늘어나는 항공물류 처리도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시작한 것이다”며 “그러나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을 발표했다.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신공항 후보지로 밀양이 선정되지 않은 것에 11만 시민과 함께 깊은 유감을 표하고 시민을 우롱하는 결정에 분노한다”며 “실의와 허탈에 빠진 시민을 보듬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 이날 국토교통부와 ADPi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최종 보고회를 갖고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장 마리 슈발리에 ADPi 수석 엔지니어는 브리핑을 통해 “기존에 나와 있던 옵션 2개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제로’에서 새로 시작하는 단계를 밟았다”며 “여러 단계 검증을 거쳐 △부산 가덕도 △경남 밀양 △김해공항 확장 등 3개 후보지로 최종 압축해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ADPi는 평가 기준 목록으로 △운영상 고려사항 △전략적인 고려사항 △사회경제학적인 고려사항 등을 정했다. ADPi는 특히 신공항 후보지가 선정됐을 때 법적·정치적인 후폭풍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학수·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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