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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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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유치과열 빌미로 정부 무책임한 결정

국토부·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경제성 낮고 사회적 비용 커 부담”
지역 “정부 신공항 의지 없다” 비판

  • 기사입력 : 2016-06-2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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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남권 신공항이 지난 2011년에 이어 다시 백지화된 것은 지자체 간, 정치권의 유치경쟁 과열로 인한 전면 재검토 목소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불가를 이유로 신공항을 건설키로 하고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국토교통부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최종 보고회를 통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제시한 항공 운영·주변 개발·대기 조건·연계 교통·건설 비용·환경 영향 등 9개 입지선정 기준과 국내외 사례를 고려한 30여개 세부 평가 기준, 가중치(배점) 등을 정하고 심사하는 과정을 거쳐 기존 공항인 김해공항을 확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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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후 도청 직원들이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한다는 국토부 발표를 보며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성승건 기자/


    ◆영남지역 간 갈등·경제성 빈약=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선정을 앞두고 밀양을 지지하는 TK와 경남, 울산과 가덕도를 지지하는 부산 지역이 유치경쟁이 과열되고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신공항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과 서울지역 언론 등에서 나왔다.

    경남 밀양이나 부산 가덕도 어느 한 곳이 선정되더라도 탈락한 지역의 반발과 이에 따른 정치권의 쟁투, 신공항 건설 타당성 논란 등 치러내야 할 사회적 비용이 워낙 커서다.

    서울을 중심으로 경제성이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공항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밀양 4조6000억원, 가덕도는 5조9900억원이다. 기타 비용까지 들어가면 10조원이 넘는 재정이 투입된다. 서울지역 언론과 전문가들은 “국고 수조원이 투입될 사업이 정치논리에 좌우되면서 경제성에 대한 평가가 외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해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590만여명)가 연 최대치(540만명)를 넘어선 것을 신공항 조성 논리로 내세웠지만, 전문가들은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이용객이 지난해 4800만여명으로 적정 인원보다 400만명 이상 많았지만 세계 공항서비스평가 1위를 유지했다”며 “이용객 50만명 초과를 신공항 건설의 이유로 보기엔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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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안전·경제성·접근성·환경 등 종합 고려= 용역기관과 정부는 밀양이나 가덕도 대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항공안전,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 공항입지 결정에 필요한 제반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라고 강변했다.

    국토부는 이번에 제시된 김해공항 확장방안은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히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활주로, 터미널 등 공항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공항으로의 접근 교통망도 함께 개선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지역 갈등만 증폭시켜= 영남권 신공항은 지난 2006년 영남권 지방 자치단체들이 2015년이 되면 김해공항의 연간 이용객이 2000만명을 넘어 포화상태가 될 것이란 분석을 내세우며 새로운 공항 건설을 요구하면서 시작됐으나 지난 2011년 백지화에 이어 이번에도 무산되면서 정부가 지역 간 갈등만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완수(창원 의창) 의원은 “당초 김해공항 확장이 어려워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해놓고 지역 간 갈등을 우려해 김해공항 확장을 대안으로 삼은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영남권의 미래를 위해 제대로된 신공항을 만들려는 정책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엄용수(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와 정치권이 10년 넘게 부산과 경남·경북·대구·울산을 두 갈래로 나누고 주민들 마음을 갈갈이 찢어놓더니 결국 정략적 판단을 했다”며 “정부는 국민의 찢긴 마음을 어떻게 치유하고 회복시킬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 “평가 결과 수용 당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입지 평가결과는 공항건설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와 명성을 가진 ADPi가, 5개 지자체가 합의한 방식에 따라 오직 전문성에 기초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내린 최적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용역 진행과정에서 보여준 성숙한 민주의식과 합의정신을 발표 이후에도 끝까지 존중해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평가결과를 수용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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