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배됐던 심천우와 강정임이 지난 3일 검거되면서 베일에 가려 있던 이들의 도주경로가 드러났다. 지난달 27일 함안군 가야읍의 한 아파트에서 스포티지 차량을 버리고 인근 야산으로 도주한 이후 1주일간 행방이 묘연하던 이들이 붙잡힌 곳은 서울이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심천우(31)와 강정임(36·여)은 지난달 27일 오전 1시 30분께 함안의 한 야산에서 2시간 가량 숨어있다가 경찰의 수색을 피해 남해고속도로 방면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오전 4시께 부산방면의 산인터널을 지났고, 고속도로를 걸어가던 중 정차해 있던 트럭을 발견하고 기사에게 “5만원을 줄테니 부산까지만 태워달라”고 해 부산으로 갔다.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용의자 심천우(왼쪽)와 강정임(오른쪽)이 3일 오후 창원서부경찰서에 압송된 후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김승권 기자/.
부산 주례에 도착한 이들은 인근 모텔에 투숙하다가 같은 날 정오께 모텔에서 나와 새 옷을 사서 갈아입고는 택시를 타고 대구로 이동했다.
이들은 오후 7시께 대구의 한 모텔에 투숙한 후 다음날 오전 7시 20분께 동대구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탔고, 오전 11시 30분께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했다. 이후 심천우와 강정임은 지난 3일 오전 10시 10분께 검거되기 전까지 서울 중랑구의 한 모텔에서 머무르며 은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심천우와 강정임이 산인터널을 지났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이들이 이미 경남지역을 벗어난 이후였다. 도주 첫날 오전 4시께 심천우와 강정임이 산인터널을 지나는 것을 목격한 한 시민은 같은 날 오전 7~8시 함안에서 수색 중이던 경찰에게 ‘남녀 두 사람이 터널을 지나가는 걸 봤다’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당시 둘은 이미 부산에 도착한 뒤였다.
게다가 이러한 내용이 창원서부경찰서로 전달된 것은 다음날 오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제보를 받은 경찰은 28일 오전 중에 산인터널의 CCTV를 확인했지만, 이들이 터널 밖을 나가면서 또다시 행적이 끊겼다. 하지만 이때 심천우와 강정임은 이미 대구에서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더욱이 경찰은 28일 오전 6시께에는 산인터널 인근 야산에서 이들과 비슷한 용모의 남녀를 봤다는 제보를 받고는, 이들이 경남지역을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함안과 인근지역인 마산·진주를 중심으로 연인원 1만여명을 투입해 지난 3일까지 수색작업을 진행했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