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창원의 골프연습장 40대 여성 납치·살해 피의자들은 이 사건 전에도 여러 차례 유사한 범행을 모의했거나 실행하다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 심천우와 강정임은 공개수배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고속도로에서 트럭을 얻어타고 부산으로 이동한 뒤, 대중교통 편으로 대구를 거쳐 서울로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이날 특수감금·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4일 1·5면)
창원서부경찰서는 4일 오전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용의자 심천우(맨왼쪽)와 강정임(맨오른쪽)이 3일 오후 창원서부경찰서에 압송된 후 진술녹화실로 향하고 있다. /김승권 기자/
경찰에 따르면 공개수배 6일 만인 3일 검거된 심천우(31)와 강정임(36·여)은 지난 4월께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는 골프 치는 남성을 대상으로 동일한 수법의 납치 계획을 모의하고 지인에게 범행에 동참할 것을 제의했지만 거절당하면서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올해 5월께와 지난해 12월께에도 ‘삥 좀 뜯어보자’는 식의 강도계획을 또 다른 지인들에게 제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심천우는 주행 중인 차량을 들이받아 강도행각을 벌이려다 대상 차량이 너무 빨라 실패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이와 같이 여러 차례 범행 계획을 세운 바 있고, 케이블 타이와 마대 등을 사전에 준비하고, 또 자신들이 입고 있던 옷가지 등 증거품을 버리거나 태운 점 등으로 미뤄 이번 사건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주범 격인 심천우가 카드 연체대금 등 2600여만원 변제를 독촉받고 있었다고 진술한 점에서 이번 사건이 금품을 노린 계획 범죄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심천우는 경찰 조사에서 납치와 강도, 시신 유기 등의 혐의는 인정했지만 살해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심천우가 피해여성이 사망한 시점에 고성의 폐업주유소에 단둘이 있었고, 시신을 마대에 넣어 유기한 것도 인정하지만 살해혐의는 부인하고 있어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라며 “살해 당시 목격자가 없는 점 등을 염두에 둔 진술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의 남은 도주 자금 237만원을 압수했다. 이들은 피해여성으로부터 신용카드를 강취해 410만원을 인출하고, 손가방에 들어있던 현금 10만원 등 모두 420만원을 강탈했다.
한편 골프연습장에서 A(47)씨를 납치·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심모(29·이하 심씨·구속 중)씨에 이어 그의 육촌 형 심천우, 그리고 심천우의 여자친구 강정임이 서울에서 검거되면서 이 사건 공범 3명이 모두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범행 후 스포티지 차량을 타고 광주, 순천 등을 거쳐 지난달 27일 함안으로 왔다가 차량 번호를 확인한 경찰의 추적을 받던 중 함안군 가야읍의 한 아파트 부근에 차량을 버리고 야산으로 도주했다. 이들 중 심씨는 산에서 내려와 아파트 주변에 주차돼 있던 다른 사람 소유의 차량 밑에 숨어 있다 경찰에 붙잡혔고, 심천우와 강정임은 경찰 포위망을 벗어나 서울의 한 모텔에 숨어들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김용훈·안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