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마을 9급 말단 면서기가 30여년의 공직생활을 거쳐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거제시 선거구 서일준(54·미래통합당) 당선인의 스토리다.
거제시 선거구에서 승리한 미래통합당 서일준 당선인이 아내 옥미정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거제시 연초면 한내마을 출신인 서일준 당선인은 고등학교 졸업 후인 1987년, 고향인 거제군 연초면에서 9급 면서기로 공직에 첫발을 디뎠다. 가정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탓에 대학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 내린 결정이었다.
서 당선인의 고향 면서기 생활은 순조로웠다. 중학교 동창인 아내 옥미정(54)씨와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두 딸도 낳았다. 1994년 거제군과 장승포시 통합 실무를 담당하며 보여준 활약으로 공직생활 9년 만에 6급 승진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서 당선인은 순탄한 공직생활을 마다하고 첫 번째 도전장을 던졌다. “큰 물에서 놀겠다”며 7급에서 8급으로 강등까지 감수하고 서울시청 전입을 신청한 것이다.
서울에 상경한 서 당선인은 말 그대로 ‘섬에서 올라온 고졸 촌놈’이었다. 서 당선인은 이같은 편견을 노력으로 극복했다. 실력을 갖추기 위해 퇴근 후 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다녔고 졸업 후에도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정책학 석사),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행정학 박사)을 다니며 학업을 병행했다. 업무에서는 서 당선인 특유의 성실함과 창의력이 빛을 발했다. 그 결과 서울시청의 요직이라는 자치행정과, 인사과를 거쳐 5급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발탁돼 청와대 총무인사팀에서 5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20대 초반의 지방 면서기가 4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3급 부이사관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때 서 당선인은 다시 한 번 모험을 선택했다. 고향 거제로 내려가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2013년 부시장을 자청해 거제로 내려온 서 당선인은 당시 4000억원 후반이던 거제시 예산을 6000억원대로 늘리고 국방부 등과 합의각서 체결을 유도해 지심도 소유권을 거제시로 이전하기도 했다.
서 당선인은 지난 2018년 30여년 이어온 공직을 사퇴하고 자유한국당 후보로 거제시장에 도전했다. 결과는 8000여 표차 낙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후폭풍 속에서 첫 번째 실패를 경험했다. 그나마 당 지지율보다 훨씬 높은 5만4764표(45.6%)를 획득했다는 사실이 위안이었다.
한 번의 실패로 물러설 수 없었던 서 당선인은 선거 패배 이후에도 지역을 떠나지 않고 아내와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표밭을 다져왔다. 서 당선인이 두 번의 도전 만에 뜻을 이룬 승리 동력은 성실함과 낮은 곳에서 유권자들과 함께 한 노력의 결실로 풀이되고 있다.
서 당선인은 행정의 최일선 9급 공무원부터 시작해 경남도 국장과 거제시 부시장, 청와대 행정관까지 다양한 부처에서 다져진 탓에 정무감각이 뛰어나고 업무 수행능력과 추진력, 상황 판단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 당선인은 “돌아보면 어려운 가정형편에, 지방의 말단 공무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맨주먹으로 시작했다”며 “소위 말하는 ‘흙수저’였지만 꿈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노력한 결과가 거제시민들의 지지로 이어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거제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에 소통하는 정치, 거제경제를 반석 위에 올릴 수 있는 일 잘하고 힘 있는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성호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민홍철(김해갑, 더불어민주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정점식(통영고성, 미래통합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강민국(진주을, 미래통합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윤영석(양산갑, 미래통합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미래통합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김정호(김해을, 더불어민주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박대출(진주갑, 미래통합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하영제(사천남해하동, 미래통합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 무소속)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박완수(창원 의창구, 미래통합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강기윤 (창원 성산구, 미래통합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윤한홍(창원 마산회원구, 미래통합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이달곤(창원 진해구, 미래통합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서일준(거제, 미래통합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김두관(양산을, 더불어민주당)
- [선택 4·15 - 당선인 소감] 최형두(창원 마산합포구, 미래통합당)
- [선택 4·15 - 관심 지역 개표 현장] 김해갑
- [선택 4·15 - 관심 지역 개표 현장] 산청함양거창합천
- [선택 4·15 - 관심 지역 개표 현장] 김해을
- [선택 4·15 - 화제의 당선인] 양산을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 [선택 4·15 - 화제의 당선인] 김해을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 [선택 4·15 - 화제의 당선인] 창원진해 미래통합당 이달곤
- [선택 4·15 - 화제의 당선인] 산청함양거창합천 무소속 김태호
- [선택 4·15 - 화제의 당선인] 진주을 미래통합당 강민국
- [선택 4·15 - 화제의 당선인] 마산합포 미래통합당 최형두
- [선택 4·15 - 화제의 당선인] 창원성산 미래통합당 강기윤
- [선택 4·15 - 관심 지역 개표 현장] 창원 진해
- [선택 4·15 - 관심 지역 개표 현장] 양산을
- [선택 4·15 - 경남 표심 분석] ‘샤이보수’ 결집… ‘대권잠룡’ 김두관·김태호 당선
- [선택 4·15 - 경남 총선결과 의미] 경남 투표율 67.8%… 28년 만에 최고
- 김성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