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자 25시] 49기 이한얼 (6) 수습기간을 마치며매일 밤 집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며 선배들의 좋은 뉴스기사를 따라 써보기도 하고, 수습기자 25시를 써가며 글쓰기를 연습했건만 좋은 글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각 기관에서 쏟아지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스트레이트 기사를 작성해 보지만 한 단어 한 단어마다 머리를 싸매며 투자하는 시간은 도통 줄지를 않는다. 탈수습을 기다리며 몇 주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있다. '나는 기자가 될 준비가 됐을까?'
인사도 제대로 할 줄 몰라 우물쭈물하고 혼나기도 많이 혼나던, 소위 기본도 안 된 '수습기자'가 이제는 '기...이한얼 기자 2017-05-19 15:40:54
[수습기자 25시] 49기 조규홍 (6) 탈(脫)수습을 앞두고 뒤를 돌아봄脫 벗을 탈, 기뻐할 태, 허물벗을 열. 탈수습을 앞두고 '탈'이란 한자 단어의 뜻을 찾아봤다. 이 기회에 단어 뜻에 맞춰서 수습 3개월을 돌아보고 어엿한 기자가 되기 위한 초석으로 삼으려 한다.
우선 벗을 탈, 넥타이를 벗어도 된다. 과거 넥타이에 익숙지 않았던 나는 면접 볼 때 동영상 포털사이트에서 '넥타이 매는 법'을 검색해서 방법을 터득했다. 특히 넥타이 패션 센스도 없어서 첫 출근 때 찍은 사진을 본 친구들은 나의 넥타이를 "불태워 버려라"는 혹평을 던지기도 했다. 테러 수준의 넥타이 색깔이라는 것을 그 당시 ...조규홍 기자 2017-05-17 15:36:38
[수습기자 25시] 49기 박기원 (6) 끝이 아닌 시작절기는 못 속인다. 올해도 어김없었다. 봄기운에 집집마다 입춘방을 붙였고 농사짓는 이들은 곡우를 앞두고 못자리를 마련했다. 나는 여느 계절보다 봄을 좋아한다. 제철을 알고 피어오르는 꽃도 좋지만 새로운 다짐으로 한해를 준비하는 분주함이 무엇보다 좋다. 올봄은 예년보다 더 따스했다. 따스한 봄바람에 이끌려 수습기자 과정을 시작했고 긴소매보다는 반소매가 어울리는 5월, 수습이란 이름표를 뗐다.
돌아보면 좌충우돌이었다. 매일 아침 경찰서에서 마주한 당직자들은 무엇 하나 쉬이 알려주지 않았다. 소식을 전하는 집...박기원 기자 2017-05-16 14:48:48
[수습기자 25시] 49기 이한얼 (5) JOURNALISTIZE"JOURNALISTIZE" = Journalist(기자) + ize(~으로 되다, ~과 같아지게 하다)
경남신문 수습기자 3개월 중 탈 수습까지 2주 만을 남겨둔 지금. 나의 일상은 기자 지망생시절 머릿속으로 그리던 기자의 일상과 닮아가고 있다. 많은 사회 현상에 의문을 제기하며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친구들을 만나면 으레 건네던 '별 일 없냐'던 안부 인사에도 진심이 담기고 있다. 별 일이 없다면 만들어 내어보기라도 하라 채근하기도 한다. '꼴 값 떤다'는 친구의 말은 한 귀로 흘려버리고 나는 기자의 일상을 살아간다. 사실 이것이 진짜 기자의...이한얼 기자 2017-05-01 14:56:34
[수습기자 25시] 49기 조규홍 (5) 좋은 정치인을 고르는 나만의 방법49살에 전업 작가가 되기까지 온갖 일을 다 하며 살아온 미국 빈민가의 시인 찰스 부코스키는 "내가 아는 시인들은 대부분 한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단 한 번도 직장을 다니며 하루 8시간의 노동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며 "하루 8시간의 노동보다 더 현실과 소통하는 길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시인들은 애초에 실체로부터 동떨어져 보호되어 왔으니 무엇을 알겠냐"며 "그들의 글에는 삶도 없고 알맹이도 없고 진실도 없어서 따분하다"고 했다. 이렇게 미국 문학계에 독설을 퍼 부운 그는 미치광이 취급을 받지만 '자연스러...조규홍 기자 2017-04-26 15:28:58
[수습기자 25시] 49기 박기원 (5) 노트북
도구 모으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생존 도구를 손에 쥐는 날에는 밤잠을 설친다. 도구를 이용해 생존을 이어나간 호모사피엔스의 유전자가 내 안에 분명 존재하는 느낌이다. 차가운 쇠의 느낌이 손을 통해 전달되면 왠지 모를 희열을 느낀다. 괜한 책상 모퉁이를 톱으로 날려보기도 하고 잔뜩 조여져 있는 안경 나사를 끽소리 날 때까지 돌려보기도 한다. 수십 가지 기능이 있는 도구들을 손에 쥐면 각각의 쓸모에 대해 고민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이것만 손에 쥐고 있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박기원 기자 2017-04-25 16:04:04
[수습기자 25시] 49기 이한얼 (4) 수습기자의 신념서울시 종로구 프레스센터에 3월 20일부터 2주간 가서 들었던 수습기자 교육에 '카드뉴스 기획에서 제작까지'라는 수업이 있었다. 육성준 충청리뷰 선배기자의 강의였다. 최근 SNS와 인터넷 상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카드뉴스는 내 생각보다 효율적이었고 젊은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육 기자가 제작했던 카드뉴스들을 교재삼아 시작된 교육에 21명 교육생은 눈을 떼지 못하고 카드뉴스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사연에 일희일비하며 각자의 수첩을 채워나갔다.
이론교육이 끝나고 교육생들이 조별로 ...이한얼 기자 2017-04-19 15:45:25
[수습기자 25시] 49기 조규홍 (4) 봄이다, 그대 청춘도 꽃 피어라최근 우연히 개나리에 대한 숨은 사실을 알게 됐다. 개나리는 겨울을 겪지 않으면 꽃을 피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따뜻한 지역에 심은 개나리 나무는 꽃을 피우지 않고 푸른 잎만 무성하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습성을 지닌 식물이 개나리 말고도 철쭉, 진달래, 백합, 라일락 등 많다. 추위를 거쳐야만 꽃을 피우는 현상을 춘화현상(春化現象)이라고 부른다.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며 친구를 한 명 만났다. 도로 가에 있는 개나리들이 꽃을 피웠지만 그의 꽃은 아직 더 기다려야 되나 보다. 그는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 26...조규홍 기자 2017-04-18 19:12:46
[수습기자 25시] 49기 박기원 (4) 예사로 보지 않겠다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소방서를 박차고 나가는 소방차의 다급한 사이렌 소리가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사이렌 소리는 웅장하면서도 고귀하다. 그 소리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선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러 가는 소리다. 사고의 경중은 대체로 사이렌 소리의 요란함에 따라 나뉜다. 큰 사고일수록 사이렌 소리는 더 웅장하고 소방차를 뒤따르는 차량의 행렬이 길어진다. 화재 현장에서 사람들은 검붉은 불꽃을 피해 뛰쳐나오지만, 소방관들은 지체 없이 불꽃을 향해 뛰어들어간다. 나는 매일 아침 출근해 간밤에 일어난 화재 사고를 확인...박기원 기자 2017-04-17 15:16:53
[수습기자 25시] 49기 이한얼 (3) 팩트 체크작년 여름, 내가 캐나다 살몬암(Salmon Arm, BC, Canada)에서 지낼 때의 이야기다. 그 곳에서 나는 미국출신의 캐나다인 알렌(Alen) 아저씨와 스타(Star) 아줌마의 집에서 살았다. 매일 아침 일어나 스타 아줌마와 함께 염소젖을 짜고 아침 식사를 한 후 다른 사람들이 티타임을 가질 때 나는 몇 시간이고 앉아서 토익 문제집을 풀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본 아줌마 아저씨는 '왜 그런 공부를 하는 거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곤 했다. 심지어는 내게 '헛고생은 던져놓고 함께 티타임을 갖자' 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그 말...이한얼 기자 2017-04-07 13:37:54
[수습기자 25시] 49기 조규홍 (3) 창원 누비자 애용자의 서울 따릉이 시승기자전거 타기는 나의 가장 큰 취미다. 심지어 자전거를 타다 길을 잃고 헤매게 되면 은근 신이 날 정도다. 대학시절에는 미니벨로(포장도로용 소형 자전거)를 일주일에 6시간씩 탔다. 1회 라이딩에서 20km는 타야 성에 찼다. 그런 나에게 3월 20일부터 시작된 서울 교육 중 길거리에 가장 눈에 띈 것은 서울의 누비자인 '따릉이'였다. 2015년 10월부터 시작된 서울 공공자전거 서비스 따릉이는 2016년 기준 총 6176대가 운영 중이고 대여소는 144곳이다. 창원의 누비자는 5499대, 대여소 249곳이다. 인구 기준으로는 창원 누비자 1대당...조규홍 기자 2017-04-06 14:12:22
[수습기자 25시] 49기 박기원 (3) 촛불과 태극기고개를 들어보니 사방이 태극기였다. 먼발치에서 구경이나 하려 했지만 이미 집회의 중심으로 들어와 있었다. 경찰의 인벽과 차벽은 집회 참가자와 대중의 경계였다. 인파를 피해 도로 건너편으로 가려고 시도했지만 경찰의 벽은 너무 높고 두꺼웠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일상이 되어버린 집회에 의경의 표정은 무덤덤하기만 했다. 시위는 집회자들의 몫이었고 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경찰의 몫이었다. 체념하고 이들의 집회를 곁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이들은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었다. 반복된 구호에는 운율이 있었고 태극기도 여기에...박기원 기자 2017-04-05 19:08:56
[수습기자 25시] 49기 이한얼 (2) 주제파악"자만심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너무 높게 생각하는 데에서 생기는 쾌락이다" - 스피노자
경남신문의 수습기자가 된 후 나는 많은 것을 덜어냈다. 착각, 자만, 약간의 자신감과 요즘 관리가 소홀했던 꽤 많던 뱃살까지. 이것들을 덜어낸 후 많은 것이 늘었다. 우선은 기자라는 직업을 대하는 내 자세가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변했고, 면학(勉學)의지가 아주 많이 늘었다. 내가 소화해내는 주간 독서량도 늘었다. 술도 조금 늘었다. 예전엔 소주 3잔이 한계였다면 이제는 죽었다 생각하면 4잔까지는 가능할 것이다. 또 내 벨트의 남은 ...이한얼 기자 2017-03-31 14:48:45
[수습기자 25시] 49기 조규홍 (2) 내 머리 속 지우개야 일 해라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심지어 인류가 망각 할 수 없다면 지금까지 지구에서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런데 난 왜 잊어서는 안 될 것인 부모님 생신, 여자 친구와 기념일, 보고 싶은 공연 예매일 등을 잊는 것인가. 반면 중2병 때의 일탈, 대학 시절 객기 같은 것들은 문득문득 생각나 왜 이불킥을 하게 만드는가.
진짜 잊어야 하는 것이 여기 또 있다. 나는 어쭙잖게 기사를 아주 조금 써봤다. 지금 읽어보면 손과 발이 게 눈 감추듯 사라지려 드는 글 같다. 주간지에서 조금 일 해봤다는 것은 경남신문...조규홍 기자 2017-03-30 19:06:20
[수습기자 25시] 49기 박기원 (2) 계륵수습기자는 계륵 같은 존재다. 경험이 없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없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혀 둘 수도 없다. 사용처가 불분명한 수습은 중한 업무를 맡기 위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한다. 매일 아침 회사 앞에 도착해 다짐한다. 오늘도 내 몫은 해내자고. 계륵이 되지 말자고.
지난 일주일 동안 입보다 귀를 많이 열었다. 선배님들의 가르침을 귀 쫑긋 세워 머릿속에 새겼다. 긴장한 탓인지, 많은 것을 들은 탓인지 돌아서면 희미해져버리는 기억을 되찾으려 애쓴다. "선배님 잘 못 들었습니다"를 연신 반복한다. 교육대에 갓 ...박기원 기자 2017-03-28 14:3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