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칼럼] 얘들아, 밥 먹어라!- 이병승(시인·아동문학가)초등학생이던 시절 학선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점심시간만 되면 학선이는 젓가락을 들고 날고뛰며 같은 반 아이들의 도시락을 뺏어 먹었다.
고기반찬 싸왔다고 팔로 도시락을 가리고 먹는 아이도 있었고, 밥 사이에 계란 프라이를 숨겨와 몰래 먹는 아이도 간혹 ...2010-06-11 00:00:00
- [작가칼럼] 둘레길과 드림로드- 강수찬(수필가)진해에는 시가지를 둘러싼 산중턱에 드림로드가 있다. 처음에 이 길은 산불이 나면 큰불로 번지지 않도록 소방차가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진 임도(林道)였다. 오랫동안 나무를 심고 가꾸어서 이름도 공모하여 꿈길로 다시 태어났다. 가까운 마을에서 드림로드로 잇는...2010-06-04 00:00:00
- [작가칼럼] 詩 권하는 사회, 詩 읽는 사람들- 서일옥(경남시조시인협회장)이팝나무 가로수에 하얀 쌀밥 같은 꽃송이가 눈을 부시게 한다. 온 산야는 진녹빛의 향연으로 싱그럽다. 들에는 푸른 보리가 바람에 물이랑을 이루고 비에 씻긴 감나무 이파리의 반짝임이 정말 도드라지게 아름다운 계절이다. 선거의 막바지에 든 확성기 소리가 거...2010-05-28 00:00:00
- [작가칼럼] 감동적인 이야기와 슬픈 이야기- 이한영(아동극작가)합천에 사는 한 친구로부터 자신의 고향 초등학교 은사의 송덕비 제막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은사님은 시골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후 고향에서 노후를 보내다 10여 년 전에 타계하셨는데, 제자들과 지역민들이 교장선생님의 덕을 칭송하며 이번에 송덕...2010-05-21 00:00:00
- [작가칼럼] 소년을 격려해줘- 박영희(소설가)올해는 자연의 애정결핍 현상인지 별스레 추위가 늦도록 오락가락하며 헷갈려 했다.
그래도 초록이 성큼성큼 걸어왔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은 뒷산의 뭉글뭉글 피어나는 푸름보다 내 일터 담벼락에 기대어 자라는 대추나무였다.
두 평 정도의 땅에 뒷집 할머니...2010-05-14 00:00:00
- [작가칼럼] 말의 체취와 체온, 격(格)- 이승주(시인)말에 대해서 사적인 얘기부터 먼저 하자면, 남들이 나더러 말에 대해서 예민한 편이라고 하는 지적에 나는 동의한다. 그것은 내 기질적인 특성으로 해서도 그렇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가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말과 심리를 매만지는 연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2010-05-07 00:00:00
- [작가칼럼] 추억의 운동장에서- 하순희(시조시인)지난 일요일, 모처럼 초등학교를 찾았다.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총동창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4월 셋째 일요일로 총동창회가 정해져 있는지 고향으로 가는 국도변의 학교 몇 곳에 안내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힘들고 어려워도 한 ...2010-04-30 00:00:00
- [작가칼럼] 산나물 들나물- 이영득(동화작가)올 봄 날씨는 변덕이 심하다. 한마디로 4월인지 2월인지 모르겠다. 3월 내내 비 오고, 눈 오고 날씨가 궂더니, 4월 중순을 넘어섰는데도 봄볕 쬐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산과 들에 필 꽃은 다 핀다. 새잎도 돋는다. 봄나물을 캐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다.
쑥을 ...2010-04-23 00:00:00
- [작가칼럼] 삶의 모델- 유행두(시인)어릴 적부터 장래 희망을 기재하는 칸 앞에서는 항상 깜깜했다. 종일 산과 하늘밖에 보이지 않는 감잎만한 동네에서 부모님처럼 농사를 지으며 가난에 찌들려 살고 싶지는 않았고 가끔 흑백 텔레비전의 드라마에 등장하는 낯선 직업들은 내가 아는 세상에는 존재하...2010-04-16 00:00:00
- [작가칼럼] 봄, 딱새- 김이삭(아동문학가)봄이 왔다. 봄은 어둡고 추운 겨울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내게로 왔다. 그래서인지 올해의 봄은 더 반갑고 소중한 것 같다. 움츠렸던 내 마음에 새싹이 돋고 봄까치꽃같이 향기로운 꽃이 파앙 팡! 피어날 것 같다.
사월이 되었다. 곧 바다도 봄기운으로 출렁일 것이...2010-04-09 00:00:00
- [작가칼럼] 시아 이슬람 최대 절기 어슈러(Ashura)- 주태균(수필가)이란에 살면서 많은 공휴일을 접하게 된다. 이 대부분의 공휴일이 시아 이슬람 이맘(Imam)과 관련 있는 날이다. 시아 이슬람 영혼이 깃든 최대 절기인 ‘어슈러’이다. 그 하루 전은 3대 ‘이맘’인 후세인(Hussein)과 그의 추종자 72명이 부상을 입고 최후를 맞기 하루...2010-04-02 00:00:00
- [작가칼럼] 섬과 동백꽃- 조화진(소설가)그 섬에 내렸을 때는 오전의 해가 하늘 한가운데를 통과하기 직전의 시간이었다. 정오가 지나면 해의 기울기는 이내 시작되어 조금씩 조금씩 서쪽으로 이동해 마침내는 선홍빛 바닷속으로 풍덩 빠질 것이다.
해빙기의 지심도는 고요하고 쓸쓸하고 아름다웠다. 땅에는 큼직큼직한 동백꽃이 저벅저벅한 발자국 소리처럼 ...2010-03-26 00:00:00
- [작가칼럼] 봄날은 옵니다- 양 곡(시인)내일 모레가 춘분이니 꽃샘추위도 한풀 꺾이지 싶습니다. 요 며칠간은 날씨가 변덕이 심해 세상사도 봄날 같지가 않았습니다.
진짜 우리가 알아야 할 일들은 슬쩍 지나쳐버리는 정치권이지만, 밖에서는 역사의 한 페이지 속으로 사라지는 안타까운 일들로 애지고 막막한 마음은 밤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독도문제란 ...2010-03-19 00:00:00
- [작가칼럼] 봄, 이어달리기- 이 림(아동문학가)봄이 왔다.
마른 풀빛 속에 파릇파릇 새 풀빛이 어른거린다. 수선화 꽃봉오리도 부풀었다.
그저께 외손녀가 어린이집에 입학을 했다. 두 돌 갓 지난 꼬맹이가, 빨간 가방을 매자 갑자기 큰 아이가 된 것처럼 성큼성큼 제 엄마를 앞질러 나가며 외쳤다. “주아 학교 갔다 오쩨! 금방 오쩨!”
분명하지 않은 발음이었...2010-03-12 00:00:00
- [작가칼럼] 편지- 김인혜(소설가)외출해서 돌아오다가 우편함을 열어 본다. 우편함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받아도 무방한 홍보용의 인쇄물과 카드회사에서 보낸 우편물만 그득하다. 나 역시 우편으로 편지를 보내지 않고 이메일을 통해 간단히 소식만 전하고 산 지 꽤나 오래되었다.
한데, 봄 햇살에 느긋하게 앉아 읽을 편지가 문득 그리워짐은 왜...2010-03-05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