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날선 ‘감사 공방’
여 “수용하라” - 야 “철회하라”
감사 찬반공방 ‘洪-朴 대리전’
시·군, 홍지사 입장 동조
양산·사천 등 지원중단 선언
다른 지자체도 동참 줄이을 듯
교육단체, 도교육청 지지
교총 등 “감사는 교육자치 침해
도내 학교 무상급식 중단 우려”
‘감사 수용 여부’로 촉발된 경남도와 경남도교육청의 무상급식 갈등이 도의회, 시·군, 교육단체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경남도의회에서는 여야 의원이 찬반 논쟁으로 충돌했다. 새누리당이 다수인 도내 시장·군수들은 홍준표 도지사의 무상급식 감사 방침에 동조하면서 양산·사천시 등 일부 지자체는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교 현장 감사에 반대하면서 급식 중단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관련기사 3면
4일 열린 도의회 정례회에서는 무상급식에 대한 여야의 대리전 양상이 빚어졌다.
노동당 여영국 도의원은 ‘동냥은 못 줘도 쪽박은 깨지 마라’는 제목의 5분 자유 발언에서 “홍 지사는 전날 표명한 급식비 지원 중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여 의원은 “홍 지사는 급식비 지원을 중단하면서 소외되고 가난하고 어려운 서민 자녀의 교육비 직접 지원 운운하며 도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 이성애 도의원은 5분 자유발언에서 “경남도는 도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아이들에게 양질의 급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지체하지 말고 애초 계획대로 감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학교 무상급식 지원 예산에 대해 떳떳한데 왜 두려워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도교육청은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받은 만큼 떳떳하게 감사에 응하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에 이어 도의회 부의장인 이병희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하면서 여영국 의원의 자유발언 제목을 문제 삼자 여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도내 18개 시장·군수는 오는 11일 정례회를 열어 이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동연 양산시장과 송도근 사천시장이 3일과 4일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무상급식 감사 지지를 선언하고 예산 지원 중단을 밝혔다. 차정섭 함안군수도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무상급식 감사에 동의하며 도비 중단 땐 군비 지원도 끊겠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김맹곤 김해시장도 무상급식 감사에 동의하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단체장 17명도 새누리당 또는 무소속이라는 점에서 무상급식 감사·급식 예산 지원 중단에 동참하는 지자체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태 이전에도 도내 시장·군수 상당수도 열악한 재정을 고려, 무상급식 예산 분담에 부정적이었다는 점에서 경남도가 도비 지원을 끊을 경우, 도낸 시·군에서도 예산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단체는 감사에 반발하면서 무상급식 중단을 우려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4일 “무상급식 재검토는 필요하나 학교현장 감사는 교육자치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홍준표 도지사가 도교육청에 지원하는 무상급식 비용을 편성하지 않고 전액 예비비로 돌려 서민자녀 교육보조사업 등에 직접 사용할 것이라고 선언, 도내 일선 학교는 무상급식이 중단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상규·이학수 기자